▲ 17일 LH가 마련한 <용인언남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 기흥 언남동 옛 경찰대와 법무연수원 부지 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민들은 교통대책이나 학교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는 알맹이 빠진 형식적인 설명회였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환경기획부는 17일 오후 2시부터 기흥구청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 <용인언남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1시간 15분가량 진행된 설명회에는 LH와 환경평가를 진행한 용역업체, 주민, 용인시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표창원 의원 지역사무실 최대규 보좌관과 용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고찬석·김대정 의원, 자유한국당 유향금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LH가 준비한 환경평가서는 A4용지 20쪽 분량으로 뉴스테이 사업에 따른 대기‧생태‧토지‧생활환경 등 6개 분야 16개 항목을 평가했고, LH 측은 사업 진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15분가량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이어진 질문과 답변 시간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7000세대(1만9000여명)가 들어서는 뉴스테이 사업에 핵심 쟁점인 교통과 학교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환경평가 만큼 중요한 게 교통대책인데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쏙 빠졌다”면서 “교통문제 해결과 학교 등 주민들의 요구인 기반시설 조성이 충족되기 전에는 이 사업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오른쪽)의 질문에 LH 이재섭 차장이 대답하고 있다.

다른 주민 역시 “뉴스테이로 7000세대, 1만9000여명의 주민이 늘어나는데 이 지역은 현재 출퇴근 시간대에 이미 도로가 포화상태라고 줄곧 얘기해 왔다”며 “아무리 환경평가 설명회라도 LH가 교통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는 해왔어야 하지 않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동백죽전로~국도 43호선과 직접연결램프 설치 ▲경찰대 사거리 동쪽방면 진입로 설치 ▲서울우유 앞 구성사거리에 동백방면 촤회전 지하차도 설치 ▲용인역~구성뉴스테이역~청덕역~동백역을 잇는 지하철 설치” 등을 요구했다

시의회 고찬석·김대정 의원은 “LH는 뉴스테이가 들어서는 부지의 토지이용계획을 이미 세워 놨다. 만일 계획보다 중학교가 더 들어서게 되면 어디에다 학교를 세울지 계획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법적 규정인 환경평가만 할 게 아니라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교통문제도 다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용인 언남동 뉴스테이는 사업 목적에도 맞지 않는 사업 추진은 잘못된 것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재검토를 요구한다”면서 “이곳은 타지역과 달리 국유지에서 추진되는 국책사업으로 수익성 사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 오늘 요구를 보고서에 반드시 담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H는 언남 뉴스테이 교통영향평가 실시와 별도의 교통문제 공청회 자리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경찰대 부지에 아파트 대신 공공시설을 지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LH 이재섭 차장은 “오늘은 환경평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라며 줄곧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다 거듭되는 주민들의 교통대책 문제제기에 그는 “조만간 공청회를 열도록 내부협의를 가져보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용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제212회 2차 정례회에서 <뉴스테이사업 (구 경찰대·법무연수원) 부지에 따른 광역교통 개선대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표창원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의 주거정책 공약에 따라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변화를 진행 중이며, 옛 경찰대 부지의 ‘용인언남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 세대수 감소 등을 검토·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5년 1월 주거안정대책으로 내놓은 정책인 뉴스테이는 치솟는 전셋값 안정을 위해 민간 기업과 정부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8년 동안 임대 기간이 보장되고, 임대료 상승률도 1년에 최고 5%까지 제한돼 주거불안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개발지 보상가를 둘러싼 원주민과의 갈등과, 앞서 언급된 교통과 환경문제, 특히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이라고는 하지만 가격이 너무 치솟고 민간이 공급하다 보니 가격 조절 기능이 없다는 등의 문제로 뉴스테이 사업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