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상위법을 무시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해 논란이다.

용인시는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용인시 재난관리기금 운용 및 관리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사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등에 재난기금을 사용하겠다는 것.

실제, 용인시가 입법예고한 조례 제3조 9항에는 ‘화재, 건물 붕괴 등의 재난에 관리주체가 불분명하거나, 관리주체에게 조치를 기대할 수 없는 재난’의 경우 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했다.

또 ‘화재, 건물 붕괴 등의 재난을 방치할 경우 불특정 다수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우선 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시 말해 용인지역 사유시설에서 발생한 모든 화재에 용인시가 판단해 재난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조례안은 상위법과 대치되는 문제가 생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는 기금의 사용이 ‘국가나 지자체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시설’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 그러니까 재난기금은 사유시설이 아닌 공공시설에만 사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해당 법을 만든 정부는 이번 조례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9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에서 국민안전처 예방총괄과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사유시설에는 재난기금을 사용할 수 없다”면서 “따라서 용인시 조례는 재난기금의 당초 사용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관리주체가 불분명하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긴급한 화재의 경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개정안에 대한 문제를 인정하고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상위법을 명확히 따져보지 못한 채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 이 조례안을 수정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유시설 재난기금 사용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유시설에 재난기금을 사용하지 않는 인근 성남시는 “화재가 발생한 개인 건물의 관리 책임을 지자체가 떠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면서 “만약 모든 사유시설 화재에 기금을 사용하면 예산도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