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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유 군이 ‘학급 생활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A고교 학년부장이 유 군의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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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한 고등학교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여졌다. ‘학급 생활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 한 통으로 부부간 말다툼까지 벌어졌지만 알고 보니 학교 실수에서 벌어진 것.
더 큰 문제는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학교 측의 대응이다. 별문제 아니라는 식의 권위적 태도로 쉽게 풀 수 있었던 문제가 더욱 꼬이고 있기 때문.
문제의 발단은 이랬다. 지난 21일 오후 5시 용인시 기흥에 있는 A고 1학년생인 유 군의 아버지에게 한 통의 문제메시지가 왔다.
유 군을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자녀의 학급생활 태도가 좋지 않아 자기주도학습을 시키겠다’는 것. 발신인은 이 학교 학년부장.
자기주도학습이란 A고교가 올 3월부터 생활지도강화 차원에서 일주일간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떠드는 등 생활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을 체크해 매주 금요일 학부모에게 문자로 이를 알려주는 지도방식이다.
문자를 받은 유 군의 아버지는 유 군을 심하게 나무랬고 부부간 말다툼으로까지 번졌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다른 학생 학부모에게 보내져야 할 문자를 잘못 받은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기 때문.
문제는 지금부터다. 학교 측의 대응이 오히려 아버지를 자극한 것. 학년부장은 “문자를 잘못 보냈으니 부모님께 전달해 달라”고 유 군을 통해 전달했다.
비상식적인 행동에 유 군의 아버지는 21일 밤 10시께 담임교사에게 항의 문자를 보냈고, 밤 12시 담임교사는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며 문자로 답했다.
그런데 다음날 걸려온 학년부장에게서 통화내용이 황당했다. 학교로 와 달라는 것.
유 군의 아버지는 “학교가 잘못해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고도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학부모를 학교로 오라는 것은 권의적인 비상식적 태도”라면서 “‘단순한 실수’라는 말만 반복할 뿐 진정한 사과도 없이 별일 아니라는 식의 대응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아이를 보내는 학교와 껄끄러운 관계를 만드는 것은 솔직히 학부모 입장에서 부담된다”며 “하지만 신뢰받는 교육기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는 심정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대해 학년부장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등 할 건 다했다는 것.
학년부장은 27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부모에게 잘못 보낸 문자라고 전달해 달라고 유 군에게 부탁했다”면서 “이후 유 군의 아버지와 전화통화로 잘못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보통 학부모를 불러 학교에서 면담을 한다”며 “하지만 유 군의 아버지가 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어떻게 하느냐”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번 문제가 학교 내에서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고교 교감은 “사과하고 일이 잘 마무리 된 걸로 알았고 학부모를 학교로 호출했다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라며 “이런 일로 학부모를 호출하는 것은 예의에도 크게 벗어난 일로 사실을 확인한 뒤 학부모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정언론사로부터 이번 학교 문제를 덮어두라는 외압의혹도 제기됐다.
지역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는 유 군의 아버지는 “이 일은 학교와 나만 아는 일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특정언론사 등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와 ‘별문제 아닌데 뭐하러 일을 크게 만드느냐’며 취재를 중단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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