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의 여직원 평가 리스트 문서. YTN 방송화면 캡처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농협이 직원 외모와 복장 상태, 심지어 입 냄새나 머리색깔 등을 몰래 평가해 점수를 매긴 사실이 드러나 인권침해 논란이 번지고 있다.

30일 YTN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각 지역 농협과 축협에 직원 평가기준 문서를 보냈다. 이 문서에는 여직원의 립스틱 색깔이 적당한지 확인하라거나 머리색깔이 어떤지, 입 냄새가 나지 않는지 등으로 용모를 평가하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러한 평가는 농협중앙회가 전국 4000여 지역 농·축협을 대상으로 해마다 3차례 외주업체에 위탁해 모니터 요원 200여명이 고객을 가장하는 이른바 '미스터리 쇼퍼' 방식의 암행 평가다.

이렇다 보니 고객 만족도를 살펴보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사실상 내부 감시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석주 전국협동조합 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농협중앙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 만족도 평가를 외주업체에 자의적으로 하도록 맡겼다는 것 자체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은행에서 일상적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은 전형적인 감정노동”이라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이 감시까지 받아야 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는 논란이 일자 외모나 복장 상태를 기준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게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관련 기준을 다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