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적지 않은 시간을 사람의 피부와 접촉하는 휴대폰 케이스에서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 성분이 국제 기준치의 9219배나 검출됐다. 모두 중국산 제품이다.

또 케이스에 부착된 큐빅이나 금속제품 등의 장식품이 사실상 납과 카드뮴 덩어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4일 시중에서 유통·판매 중인 휴대폰 케이스 30개 제품의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 실태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케이스의 재질은 합성수지가 20개, 가죽 10개 등 30개 제품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개 제품에서 유럽연합(EU) 기준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3개 제품은 모두 중국산인으로 특히 모던박스에서 판매하는 ‘글리터 태슬 케이스’의 일부 부착물에서는 EU 기준치(100㎎/㎏)를 9219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나왔다.

국제암연구소가 규정한 1등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은 고농도에 일시적으로 노출되거나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시 폐와 신장 등에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역시 중국산인 4개 제품에서는 EU 기준치(500㎎/㎏)를 넘어서는 납이 검출됐다. 호후주식회사의 ‘반짝이 케이스’에서 기준치의 91.6배, ‘글리터 태슬 케이스’에서 기준치의 88.9배의 납이 나왔다. 이룸디자인스킨주식회사의 ‘락크리스탈 케이스’에서는 180.8배의 납이 검출됐다.

모던박스의 ‘럭셔리 베이 핑거링 미러 케이스’에서는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 가소제(DBP)가 기준치의 1.8배나 나왔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납은 인체에 흡수되면 혈액 중에 머물다가 90% 이상이 뼈에 축적되며, 식욕 부진이나 빈혈·소변 감소·근육 약화 등의 증상을 유발시킨다.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경우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유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지만 EU 등과 달리 국내에는 휴대 케이스에 대한 세부 안전기준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납과 카드뮴의 경우 일반적 사용이 제한돼 있지만 이 제한은 금속이나 장신구 등에 한정돼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진 만큼 이제 휴대폰 케이스의 유해 물질 관리는 필수”라며 “휴대폰 케이스에 대한 개선을 국가기술표준원에 건의할 예정이고 해당 업체들에게는 시정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