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가 대지산공원 내 공공청사 건립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가 논의 중단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2001년 5월, 대지산공원 개발에 반대하며 용인환경정의(구 환경정의시민연대) 관계자가 나무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용인환경정의 제공)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대지산공원 내 공공청사 건립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가 논의 중단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용인시는 대지산공원을 포함한 5곳을 공공청사 후보지로 정해 논의하고 있다.

용인환경정의는 오늘(4월11일) 자료를 내고 “대지산공원은 ‘땅 한 평 사기’ 운동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켜낸 자연환경 보호의 역사적 현장으로, 생태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절대적 보존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지구 죽전3동에서 유일한 녹지로 유아 대상 환경교육의 장이자 청소년들의 숲 지킴이 활동, 그리고 성인들의 숲 체험 장소로 매우 중요한 도심 속 녹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용인시민들은 대지산공원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매년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으려고 애쓰고 있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공원 확대나 나무 보호는커녕 오히려 공공청사 후보지로 선정해 공원을 훼손하려는 용인시의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지산공원의 개발 논의가 불거진 건 법적 근거도 전혀 없이 동장과 동직원, 여러 단체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임의단체인 청사추진협의체가 대지산공원을 행정복지센터 건립 후보지로 거론하면서부터”라고도 했다.

▲ 사진은 지난 2001년 시민들이 개발에 반대하며 ‘대지산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열린 금줄치기 행사 모습. (용인환경정의 제공)

용인환경정의는 “지난해 11월 시민들이 반대의견과 많은 언론들이 대지산의 역사성과 생태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음에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나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함에 있어 설문조사나 주민투표는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후 실시해야 하지만 이미 일방적으로 죽전3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후보지를 정한 뒤 주민 설문조사를 빙자해 부지를 확정해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절차조차 무시한 용인시의 행태는 용인시민을 무시한 행정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더구나 대지산공원은 산지형 공원으로 경사가 매우 가팔라 건축물이 들어서기에 부적합할 뿐 아니라, 청사 건축과 함께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설치될 경우 주변 연접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어떤 건축물도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지산공원은 20년 이상을 미래세대에 환경교육의 장이 돼왔고, 시민 쉼터와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서도 훌륭한 숲으로 전국에서 견학 올 정도의 명소”라며 “이러해서 죽전3동 주민만이 아닌 용인시민, 더 나아가 용인시와 경기도,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지키고 가꿔야 하는 곳임에도 죽전3동 주민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용인시민들과 용인환경정의는 현재 죽전3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후보지로 대지산공원을 거론한 죽전3동 청사추진협의체와 용인시의 행태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 지난해 대지산살리기운동 20주년을 맞아 나무심기에 참여한 시민들. (용인환경정의 제공)

용인환경정의는 그러면서 “용인시는 대지산자연공원의 역사성·생태성을 무시한 죽전3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주민 대상 설문조사를 빙자한 대지산자연공원의 공공청사 건립 후보지 선정을 당장 취소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한편, 용인시에서 첫 내셔널트러스트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대지산 살리기 운동’으로 대지산은 우리나라 환경보전의 상징적인 곳이 됐다.

‘내셔널트러스터’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해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전·관리하자는 취지의 시민환경운동을 말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경계에 있는 대지산(해발 380m) 살리기 운동은 용인시 서부지역의 무분별한 택지개발 반대와 자연을 살리기기 위한 시민들의 풀뿌리 환경운동 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대지산은 지난 1990년대 말 죽전택지지구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린벨트 지정청원’, ‘땅 한 평 사기 운동’(내셔널트러스트), ‘나무 위 시위’ 등으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중심이 돼 지켜낸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