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학교폭력예방과 대책을 마련한다며 지난 2월 '학교폭력대책지역협의회' 발족식을 열고 있다.

용인시가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을 세우기 위해 만든 학교폭력예방대책지역협의회가 관련부서의 안일한 대처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예방대책지역협의회(이하 폭대협)는 용인시가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주무부서인 가족여성과장이 간사를 맡고 경찰서를 비롯해 교육지원청과 변호사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16명이 한자리에 모여 1년에 4번 분기별로 열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관련해 문제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키 위해 지난 2월 발족했다.

그런데, 폭대협이 생긴 취지를 무색케 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5월. 처인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 6명이 2학년 학생 2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은 가해학생과 마주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어 정신과 치료 6개월이라는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에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11일, 학부모는 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는 10월에 열리는 폭대협에 보고는커녕 오히려 교육청과 경찰 등 사건을 타기관에서 해결방안을 찾으라는 답변을 내놓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학교에 전화통화 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는 학교폭력으로 발생한 개별사안에 대해선 외면하겠다는 이해하기 힘든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족여성과 담당자는 “이번 폭력 사건은 폭대협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폭대협은 정책적으로 접근해 논의하는 기구로 개별사안에 대해선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학교폭력예방대책협의회’가 왜 존재하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인 셈이다.

반면, 폭대협은 개별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는 물론 관계 기관과 연계해 적극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안건으로 올라왔다면 당연히 적극 논의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폭력 사건은 아쉽고 안타까운 일로 폭대협은 어려 목소리와 사례를 통해 원인과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도년 문화복지국장은 “폭대협이 개별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고됐다면 협의회에 참여하는 관계기관과 연계해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학교폭력과 관련한 민원은 폭대협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용인시가 ‘학교폭력예방대책협의회’를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과 그 대책을 마련키 위해 만든 기구인 만큼 그 취지에 걸 맞는 활동으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경찰에 알려지면서 가해학생 6명 중 현재 3명의 가해자를 찾았지만 나머지 3명은 가해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조사 결과가 법원에 넘겨져 판결이 나오는 대로 학교측은 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