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립예술단 관리주체 변경과 관련해 시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용인시가 관리·감독하던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하, 시립예술단)을 용인문화재단으로 관리주체를 바꾸겠다는 방침에 학부모들이 반발이 계속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본지(7월 20일자)는 용인시의회 소속 김선희 의원(비례·성복동)이 지난 제168회 임시회에서 시립예술단을 문화재단으로 이관해 관리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담당부서인 문화예술과가 관리주체를 바꾸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물론 예술단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까지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시가 학부모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시가 이미 방침을 정해놓고 진행한 형식적인 자리였다는 불만을 토로해, 별다른 성과없이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4일 오후 2시, 용인시청 4층 정책토론실에서 열린 설명회는 시립예술단 부단장 김도년 문화복지국장과 박상섭 문화복지과장과 용인문화재단 김혁수 상임이사 그리고 비상임단원 학부모대표자 4명 등이 참석해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서 시립예술단 소속을 이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용인시와 용인문화재단의 주장과 시에서 그대로 운영돼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팽팽했다.

먼저, 시는 재단에서 운영할 경우 전문 예술 경영인에 의한 효율적 운영과 공연의 내실·다양화를 장점으로 들어 소속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상섭 과장은 “그간 시가 운영하며, 비전문가로 구성된 공무원과 상임단원들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재단측에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용인문화재단 김혁수 상임이사는 “실적보다는 교육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공연 횟수는 가능한 줄이고, 다양한 음악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단이 예술단 수준을 끌어올려, 시를 대표할만한 문화적 상품으로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학부모들은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재단측에 아이들을 맡기는 게 불안하며 특히, 재능 발굴과 교육이 목적인만큼 전문적인 음악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이 앞서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 학부모는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는 전공인 위주의 운영은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특히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할만한 시가 관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타지자체의 경우 문화재단이 직접 운영 사례가 없다고 설명하자, 시는 “아직 다른 시의 모든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굳이 타지자체 사례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해 잠시 실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도년 국장은 “단원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해,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참석한 학부모들은 시의 방침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시에서는 별다른 검토도 없이, 방침을 정한 것 같다”면서 “오늘 회의도 의견을 수렴하기 보단, 일방적인 통보라고 느껴져 형식적인 자리가 마련된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인재발굴과 교육이란 취지로 설립된 시립예술단 관리주체 변경에 있어, 예술단의 설립취지는 물론, 구성원들의 목소리도 잘 파악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자칫,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결정한다면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용인의 시정철학에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이번 결정에 보다 신중하고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