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대법원이 세월호 선장 이준석(70)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해 대법관 전원일치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의 상고심에서 대법관 전원일치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1등 항해사 강모(43)씨와 2등 항해사 김모(48)씨, 기관장 박모(55)씨에게는 살인 대신 유기치사 등 혐의를 적용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적절한 시점의 퇴선명령만으로도 상당수 피해자의 탈출과 생존이 가능했음에도 선내 대기명령을 내린 채 자신은 해경 경비정으로 퇴선해 결국 승객들이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는 게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객들이 익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내버려둔 채 먼저 퇴선한 것은 선장의 역할을 의식적이고 전면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 씨의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행위와 동등한 법적가치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형 인명사고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첫 대법원의 판례로 이 씨에게는 살인과 살인미수 외에도 업무상과실선박매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선원법·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1등 항해사 강모(43)씨와 2등 항해사 김모(48)씨, 기관장 박모(55)씨 등 3명에게는 살인 대신 유기치사 등 혐의를 적용한 원심 판단을 유지, 1·2등 항해사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7년, 기관장은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또 이들을 제외한 3등 항해사와 조타수·기관사 등 나머지 승무원 11명의 상고도 전부 기각하고 징역 1년6월∼3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3) 대표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확정했으며, 같은 혐의로 기소된 청해진해운 임직원 4명과 화물하역업체 현장팀장 등도 유죄를 확정지었다. 한편, 사고 당시 구조를 부실하게 해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 목포해경 123정장, 관제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직원 13명은 상고심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