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과 입장을 밝힌 책이 출간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제목으로 19일 출간된 이 책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활동 행보와 특히 언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안 원장은 ‘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코미디-언론사 파업 사태와 표현의 자유’의 제목으로 언론사 파업 사태에 대해 “공공재로서 언론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편집권의 독립은 꼭 필요하다”며 “정권이 바뀐다고 논조가 왔다갔다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견해다.

안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 언론자유도가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부분적 언론자유국 정도로 분류되고 있으니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비하면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언론 상황의 개선키 위해 “공영방송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과 무관한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확고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시스템을 흔들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안 원장은 MBC노조가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 전 MBC 사태에 대한 질문에 “누군가 중재를 하거나 결론을 내줘야 한다. 방문진이 1차적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고 안 되면 국회가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권력이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환경에 대해선 “우선 언론 종사자 스스로가 편집권 독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면서 “언론사들의 상호 비판과 시민사회의 감시와 견제도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원장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명박산성’의 등장에 대해 “정부가 사람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정통성이나 정당성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들으려는 정부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시민 집회에 대한 ‘법치주의 확립’ 강조 또한 안 원장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안 원장은 “의외로 법치주의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부족한 분들이 있다. 법은 국민을 위한 보호장치”라며 “국가기관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고위 공직자는 법망을 빠져나가는 등 스스로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한 시민들에게 법치주의를 외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기업인 시절과는 달라진 자신의 '언론 환경'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책 여는 글’에서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설 언론보도를 떠올리며 “생각을 막 시작한 정도에 불과했지만 언론은 90% 진도가 나간 것으로 기정사실화했다”며 “기업가나 교수로서 기술과 경제 이야기를 나누던 언론인들과 달리 정치 영역에서는 말 속에 담긴 ‘의도’와 ‘배경’에 훨씬 집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숨은 의도도 없고 에둘러 얘기하지 않는 내 말이 다르게 전달돼 난감할 때가 많았지만 한편으론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철수 원장의 생각이 표면화 되면서 정치권은 ‘안철수 따리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경선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주요 언론의 칼럼 사설에다 질문 하나 붙여 가지고 그대로 만들었더라”고 폄하했다.

이어 안 원장과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시나리오와 관련해 “지금 민주당 경선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안 원장의 무임승차 준비 행사”라면서 “손학규 후보 같은 사람은 ‘우리는 뭐냐’ 이렇게 생각할 것이며 정당이 저렇게 모욕당하는 것도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