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최근 용인시가 마을버스 어린이 요금을 조정하면서 카드보다 현금을 더 싸게 책정해 정부의 정책과 엇박자는 물론 관련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용인시는 지난 6월 27일자로 경기도의 시내버스 요금 조정 결정에 따라 일반과 좌석, 마을버스의 요금을 최저 50원에서 400원까지 인상했다.

그런데 취재진에게 제보가 들어왔다. 마을버스 어린이 요금이 현금보다 카드가 더 비싸다는 것.

이 제보자는 “성인·청소년과 달리 어린이 요금이 카드보다 현금이 더 싸다”며 “우리 아이는 일부러 교통카드를 구입해 마을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현금이 더 싸다면 현금으로 내지 누가 카드로 결제하겠느냐”고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실제 용인시가 책정한 마을버스의 어린이 요금은 카드가 530원(기존 450원), 현금 500원(기존 450원)으로 각각 80원과 50원씩 인상했다. 그러니까 카드보다 현금이 30원가량 더 싸다.

그러나 이는 버스회사의 투명한 운영과 소비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있는 정부 정책과 맞지 않고, 경기도내에서 유일하게 용인시만이 현금으로 유도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내 마을버스 운영 자치단체 23곳 중 유일하게 용인시를 제외한 22곳이 현금보다 카드 요금을 더 싸게 책정해 카드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 용인시가 지난 6월 27일자로 조정한 마을버스 요금.

사정이 이런데도 용인시는 현금 사용을 유도하고 있는데 쌩뚱맞게도 혜택을 주기 위해서란 이유를 들고 있다.

12일 Y사이드저널과 만난자리에서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마을버스 어린이 요금이 카드보다 현금이 더 싼 이유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이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의 민원이 있었는데 계속 같은 민원이 발생된다면 현금 요금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취재도중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 마을버스 이용 어린이가 카드로 결제할 경우 발생되는 할인액과 수수료 등의 손해를 업체가 지원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

<용인시 공영버스 관리 및 결손금 산정 지침>에 따르면, 마을버스는 카드 이용객의 환승 할인과 청소년 할인 등에서 발생되는 손해를 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충당할 수 있다.

주목되는 점은 카드 이용 어린이 할인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도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3일 전화 통화에서 “버스 이용객들이 카드 결제 시 현금보다 싸게 할인이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의 손해는 자치단체가 보조금을 통해 일부 지원한다”며 “어린이 요금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버스업체 입장에선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하지만 현금으로 요금을 낸 어린이가 다른 대중교통으로 갈아탈 경우 환승할인을 받지 못하고 업체의 투명한 운영 확인도 어려워 경기도는 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마을버스 업체로선 어린이가 카드보다 현금으로 이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용인시가 어린이들의 혜택을 명분으로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는 시의 주장대로 혜택을 주려면 성인과 청소년들에도 줘야지 이들을 쏙 빼고 유독 어린이 요금에만 적용시킨 것은 형평도 명분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