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도시공사가 수지 용인아르피아 내에 있는 인공암벽장 위탁운영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입찰 자격조건을 강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도시공사는 많은 입찰자 참여를 이유로 입찰 가격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특정인만이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용인도시공사는 지난달 21일 도시공사 홈페이지에 용인아르피아 내에 실내외 암벽장과 교육실 등 총 519㎡ 규모의 시설을 8월부터 1년간 운영할 업체를 선정키 위해 전자입찰 공고를 냈다.

연간 낙찰예정가는 2844만4900원으로 계약은 1년 단위로 최장 5년까지 가능케 했다.

암벽장의 입찰 자격은 이렇다 ‘입찰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발급하는 전문스포츠지도사(산악부분) 1급 이상 또는, 생활스포츠지도사(등산) 1급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입찰자의 거주지도 ‘용인시’로 제한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22일 문제가 생겼다. 지나치게 강화한 입찰자격 조건으로 참가자가 없을 수 있다는 것.

지난해부터 이번 입찰을 준비한 동종업계 종사자인 손상원 씨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전문스포츠지도사 1급은 20여명, 생활체육지도사 1급은 30여명 안팎으로 타지역에 비해 너무 과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시공사의 지나친 자격 조건과 거주지 제한으로 입찰자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씨의 민원 이후 도시공사와 용인시는 재논의를 통해 ‘1급 자격증 소지자’ 조건은 그대로 둔 채 ‘용인지역 거주자’로 제한했던 부분만 삭제해 24일 수정공고를 냈다. 공고를 낸지 사흘만으로 당초 충분한 검토가 없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 수지 용인아르피아 내에 있는 실내 인공암벽장.

그런데 석연치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도시공사는 지난 2012년 입찰에서 4번이나 유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입찰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

그 당시 도시공사의 입찰 자격은 문체부장관이 발급하는 현 전문스포츠지도사(산악) 2급 이상, 생활체육지도사(산악) 3급 이상 혹은 대한산악연맹에서 발급하는 루트세터자격증 소지자로 했다. 또 최근 5년 이내 인공암벽장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개인이나 법인단체로 했다.

다시 말해, 2~3급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나 암벽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도시공사는 그 당시 A씨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시공사는 올해 입찰 자격을 모두 1급 이상으로 강화했다. 입찰자가 많이 참여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이유에선데, 판단 근거에 대해선 말을 하지 못했다.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도시공사 용인아르피아 담당자는 “1급으로 자격을 강화하면 입찰에 많이 참여할 것 같았다”고 말했고, 이에 취재진이 용인지역 1급 자격증 소지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를 묻자 담당자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른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렇다 보니, 도시공사의 예상과 달리 이번 입찰에는 지금까지 암벽장을 운영해 온 A씨 단 한사람만이 참여했고, 결국 A씨가 낙찰 받았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도시공사가 입찰 전 이미 완화된 타지역 인공암벽장 입찰 사례를 검토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

실제 도시공사가 파악한 인공암벽장 입찰 조건의 타기관 사례를 살펴보니 서울 노원구 수락산도시자연공원은 2~3급 소지자로, 오산시설관리공단은 체육시설업 신고자, 대구 팔공산자연공원은 안전관리사 자격증이나 암벽장 관련 자격증 소지자로 입찰 참여자의 폭을 넓혔다.

어찌된 일인지를 묻자 도시공사 담당자는 “타기관 사례를 참고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황당한 말을 했다. 검토를 하고도 반영은커녕 참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이렇다 보니 민원인 손상원 씨는 이번 입찰은 공정치 않다는 입장이다.

손 씨는 “현재 용인지역 산악 관련 1급 지도사 자격증 소지자는 현재 암벽장을 운영하는 A씨뿐”이라며 “A씨는 도시공사와 계약이 끝나는 최근 자신이 5년간 더 운영하게 됐다며 회원들로부터 회원권 연장을 받았다고 우리 회원들에게 들었고 이렇게 말한 회원이 한 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 입찰도 하기 전 자신이 운영한다고 말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공정하지 않은 입찰”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오히려 재임대 여부가 확실치 않아 장기등록 회원들에게 환불해 줬다”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단독으로 입찰해 낙찰 받은 A씨는 용인도시공사가 제시한 입찰예정가 2844만4900원 보다 단 5100원 많은 2845만원을 제시해 보고도 믿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A씨는 “입찰예정가가 2012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올라 예정가보다 5100원 이상을 주고는 운영이 힘들어 정한 금액”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