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가 확진자가 경유한 병원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세워 논란이다.

더욱이 시의 이 같은 방침은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늑장 정보공개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결국 지난 7일부터 메르스 발생병원과 경유병원의 이름을 공개했기 때문.

문제는 지금부터다.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 <환자 발생 및 경유 의료기관>를 통해 지난 5일 메르스 확진자가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21세기의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취재진은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수지보건소에 확인을 요청했다. 어느 병원인지, 또 확진자의 최초 진료일인 5일부터 확진으로 판정된 날이 언제고 이 기간 동안 환자가 얼마나 방문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병원 공개에 따른 부작용이 커 용인시가 비공개 방침을 세웠다는 것.

1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지구보건소 예방의약 담당자는 “환자가 다녀간 날짜는 지난 5일이며 병원은 7일 휴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 지침에 따라 조치했고 더 이상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에 취재진은 이성순 수지보건소장에게 비공개 사유를 물었다. 이 소장은 “병원 공개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다고 용인시 비대위가 판단해 비공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11일, 취재진이 찾았을 때 휴원 안내문이 붙은 채 굳게 잠겨 있는 수지구 21세기의원.

용인시와 보건소의 이 같은 방침은 이미 정부가 발생병원과 경유병원 이름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국민의 상식과도 동떨어진 납득하기 힘든 논리다.

문제는 또 있다. 수지구보건소는 해당 병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7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해당 병원과 같은 층에서 영업을 하는 세탁소 운영자의 말은 달랐다. 9일부터 문을 닫았다는 것.

▲ 병원 입구에 붙어 있는 휴원 안내문

세탁소 운영자는 “병원이 문을 닫은 날짜는 9일”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8일 하루 동안 병원이 운영됐는지, 운영됐다면 몇 명의 환자가 방문했는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취재 도중 또 다른 문제점도 드러났다.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유기적으로 주고받아야 할 시와 보건소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 공보실 관계자는 “오늘(11일) Y사이드저널의 21세기의원과 관련된 확인 요청을 받고 수지보건소 예방의약 담당자에게 전화 통화로 확인을 요청했지만 ‘모른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수지구보건소 예방의약 담당자는 “오늘 공보실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전을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용인시가 이번 국가 비상사태인 메르스와 관련해 보다 체계적이고 성실하게 방역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지 꼼꼼히 되짚어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용인시는 이번 문제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경유병원 이름 등 기본적인 정보는 시민들에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