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소년육성재단이 중복행사로 인해 시와 시의회로부터 예산낭비란 지적을 받고도 여전히 방만 운영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사실상 돈이 없다며 지난 9월부터 무료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한 육성재단이 지난해보다 예산과 일정까지 늘려 강원도로 워크숍을 떠날 준비를 마쳐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와 육성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7일 청소년수련관과 신갈문화의 집, 수지문화의 집 등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슷한 내용의 행사를 같은 날 준비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해당 기관들은 부랴부랴 시기조정에 들어갔고, 수지문화의 집은 행사를 다음 날로 연기하고 두 기관은 같은 날 행사를 열었다.

이 같은 문제는 재단과 산하기관인 청소년수련관과 수련원, 문화의 집의 업무(보고체계)가 제각각이기 때문.

이 때문에 용인시의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중복행사에 따른 예산낭비를 지적했고, 육성재단은 올해부터 산하기관 업무를 일원화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육성재단의 말과는 달리 중복행사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유림청소년문화의 집과 청소년수련관이 같은 성격의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어울림마당에 560여만원을, 유림청소년문화의 집은 450만원의 예산을 들여 각각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 모두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공연으로 내용은 비슷하다.

이에 육성재단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영철 사무국장은 16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같은 날 행사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청소년들의 스케줄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중복해 잡았다”며 “행사장이 서로 달라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청소년육성재단이 지난해보다 워크숍 일정과 예산을 늘려 잡았다.

육성재단은 지난해 강원도 홍성으로 750만원을 들여 워크숍을 당일로 다녀왔다. 그런데 올해는 11월 8일과 9일 이틀간 횡성으로 계획을 잡았다. 예산은 1000만원이다.

이에 유영철 사무국장은 “시로부터 1500만원의 예산을 받았지만 비용을 최대한 줄여 계획한 것”이라면서 “놀러가는 게 아닌 연구목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육정재단이 돈이 없다며 지난 9월부터 무료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해 이용자들로부터 반발을 산지 한 달 만의 일이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할 육성재단이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와 시의회는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시 여성과족과 관계자는 “중복행사 등의 문제를 수차례 지적해왔다”며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시의회 복지산업위 김기준 의원도 “지난해 행감 지적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라면서 “원인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한 푼을 아껴도 모자랄 판에 1000만원이나 들여 워크숍을 간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라며 “무슨 생각으로 계획했는지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