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불법을 저지른 어린이집을 봐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기흥에 있는 A어린이집의 불법사실을 적발했다. 방과 후 활동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

취재진은 A어린이집에 어떤 조치가 내려졌는지 확인했다. 15일 기흥구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A어린이집이 8개월간 130여명의 학부모로부터 6600여만원의 돈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며 “지난해 11월 시정명령과 함께 학부모들에게 환급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환급한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생겼다. 16일 시와 기흥구청 어린이집을 지도·감독하는 팀장 2명이 취재진을 찾아와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기 때문.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팀장들은 “기자가 무서워 담당자가 거짓말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취재진은 이들이 갑자기 거짓말이라고 고백한 시점에 주목했다. 이 시점이 시정명령을 내린 구체적 날짜를 묻는 등 취재가 계속되고 있을 무렵이었기 때문.

다시 말해, 결과만 확인하려는 게 아니라 기사화 될 것을 감지한 시와 구청이 문제가 커지자 고백한 것.

시는 오늘(17일) 시정명령 처분 통보를 하겠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5개월이 지나도록 처분하지 않던 시가 보도된지 하루 만에 바로 처분한 점이다.

그러니까 용인시는 이미 조사를 끝내 놓고도 5개월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 취재가 시작되자 처분했다는 얘기다. 강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용인시 아동보육과는 “A어린이집으로부터 관련 서류가 3월에야 제출돼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취재진에게 거짓말 할 이유는 더욱 없게 된다.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시가 A어린이집의 불법에 대해 관대한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A어린이집은 앞서 불법행위 이외에 또 다른 불법을 저질렀다. 본지는 A어린이집이 영어교재비 명목으로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학부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보도(16일자)했다.

A어린이집이 추가로 영어교재비를 받은 것도 불법이지만 교재비를 현금으로 학부모들에게 강요한 사실에 대해 도덕적 해이마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현금으로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황당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주의 조치만 하겠다는 것.

시 아동보육과 과장은 “현금으로 학부모들에게 추가 교재비를 받은 부분은 수사권이 없어 확인하기 힘들다”면서 “전화로 원장에게 물은 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현장에 나가 조사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나간다 하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육기관과 관계자는 “영어교재비를 받은 자체도 불법이고 더욱이 교재비를 현금으로 받은 것도 원칙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행정처분 대상이며 어린이집의 평가인증 자동취소,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불법행위가 두 차례나 적발됐다면 고의성이 있으며 시가 경중을 따져 고발까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특히 “학부모들의 증언이나 지자체가  고발을 통해 어린이집과 원장의 통장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불법행위 사실 확인은 행정기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Y사이드저널은 이번 의혹과 관련 용인시의 처분 결과를 주시해 보도할 예정이다. 누구나 평등하고 공정하게 법 집행이 돼야 하는 원칙을 행정기관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5월 정부와 새누리당은 잇따라 발생되고 있는 어린이집 비리 등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이른바 '안심보육 특별대책'을 추진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당정 회의를 통해 아동학대 예방대책 및 보육시설 비리척결 등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