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30km를 준수하는 운전자가 전체의 3.83%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는 규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개발연구원 김채만 연구위원에 따르면, 하이패스 차로의 비현실적인 제한속도가 불편을 초래하는 교통 관련 규제사항을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고속도 90km/h로 제한된 제3경인고속화도로와 관련 법률 부재로 운행할 수 없는 노면전차, 2층 버스 운행을 가로막는 현행 규정, 40년 이상 지속된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금지, 무분별하게 설치⋅운영되고 있는 교통안전시설물 등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또, 성남영업소 등 7곳의 하이패스 차로 통과속도는 평균 시속 50km 이상. 규정대로라면 모든 통행차량에 범칙금을 부과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실효성 없는 속도규제를 고수하기보다 하이패스 차단기를 철거하고 차로 폭을 확대하는 등 제한속도를 상향 조정해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주장이 다.

특히, 고속도로와 동일한 구조로 설계된 제3경인고속화도로의 제한속도는 관리주체가 경기도로 지방도로라는 이유만으로 제한속도는 시속 90km에 불과해 논란이다.

이는 영동고속도로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돼 고속도로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만큼, 최고속도 제한을 관리주체가 아닌 도로기능에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2010년 경기개발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94%가 제3경인고속화도로의 합리적 제한속도를 시속 100~110km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교통약자의 이용이 편리해 복지 차원에서 활발히 검토되고 있는 노면전차 도입도 관련 규정이 없어 불가능한 상태다.

노면전차 건설비는 지하철의 1/5에 불과하지만 용량은 50%까지 처리 가능하고, 소음과 진동, 매연이 전혀 없는 환경 친화적 교통수단인 만큼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활성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수도권 광역버스 혼잡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2층 버스 도입도 높이를 4m로 제한하는 자동차 운행제한 관련법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도로법 시행령’의 경우라도 관리청이 인정·고시한 도로노선의 경우 4.2m까지 허용할 수 있어, 2층 버스 도입을 위한 적극적이 검토가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나라는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우리나라 3개국뿐으로, 1972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륜차 고속도로 통행금지에 대한 규제완화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무분별하게 설치됐거나 잘못 운영되고 있는 교통안전시설물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교통안전과 이용자 편의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채만 연구위원은 “교통규제는 안전을 위한 착한 규제지만, 기술의 발전과 사회변화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나쁜 규제로 변신한다”며 교통규제의 양면성을 고려한 규제개혁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