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여성회관 1층 사무실이 텅빈 상태로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달로 1년째다.

현재 여성회관 1층에는 지난해 음식점을 운영하던 업체가 올초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지만 짐을 싸 비어있는 상태. 장사가 잘 안된 것도 있지만 연 4600만원이나 되는 높은 임대료가 가장 큰 문제였다.

고심하던 시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임대수익과 공익성을 고려한 끝에 이 곳에 골프연습장을 만들겠다며 개정 조례안을 용인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 자치행정위는 19일 이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지미연 의원은 “골프연습장은 여성회관 설립 목적과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심지어 인근 골프연습장을 걱정해주는 말까지 나왔다.

장정순 의원은 “인근에 있는 골프연습장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정안을 발의했고 결국 체육시설에 골프연습장이 제외된 채 통과됐다.

다시 말해, 시의회는 여성회관에 골프연습장만은 안 된다는 얘기다. 이에 시의회가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골프연습장을 운영할 업체는 여성회관 지하 수영장을 시가 위탁한 비영리단체인 용인YMCA.

그런데 YMCA는 이 수영장을 운영하면서 한해 수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인근 수지아르피아에 새로운 시설로 들어선 실내수영장 등에 회원이 빠져 나가면서 경영이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용인시의회가 시민을 위한 시설이란 이유로 수영장 이용요금을 조례로 정해 더 올려 받지도 못하고, 용인시 지원도 전무한 상태.

이렇다 보니, 시의회가 여성회관 설립 취지에 어긋나 실내골프연습장은 안 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히, 인근 골프연습장은 걱정하면서도 정작 여성회관에서 경영난에 빠져 허덕이는 단체는 대책없이 반대만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용인시 여성회관 운영조례에 따르면 여성회관이 수행하는 사업으로 ‘건전한 여가선용 및 체력증진을 위한 체육시설 운영사업’을 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이는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 여성회관을 찾는 여성들이 이용해 오히려 여성회관 설립취지에 적합한 사업이란 얘기가 된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골프연습장은 현실성과 공익성, 많은 적자를 보고 있는 YMCA 등을 감안했다”면서 “시의회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아쉬운 결정으로 대책을 다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지미연 의원의 질문에  장정순 의원이 자신이 발의한 조례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장정순 의원은 ‘용인시 주요공공시설물 손괴자 신고 포상금지급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예산수반 여부 등 의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결국 30여분 정회됐다. 이에 장 의원은 “제대로 조례안 숙지를 못해 회의를 지연시킨 부분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한편, 용인시의회가 지방의회 청렴도와 주민평가 부문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달간 1만4644명을 대상으로 전국 17개 광역의회가 30개 기초의회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

권익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용인시의회가 종합청렴도 지역주민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특히, 주민평가에서 5등급 받은 곳은 용인시의회가 유일하다.

또, 의회사무처, 지자체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내부고객평가는 간신히 꼴찌를 면한 4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