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두 채 이상이라면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절세를 위해 한 채는 자녀에게 이전할 것을 고려하게 됩니다. 그런데 증여로 진행하기에는 취득세 중과와 증여세가 부담되고, 양도하자니 자녀가 모아둔 자금이 부족하네요.

그래서 매매대금 일부는 자녀의 자금으로, 일부는 나중에 갚는 것으로 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명의를 이전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사례 분석을 위한 가정

① 시가의 5% 이내(시가대비 차이 3억 원 미만)로 거래 진행
② 양도대금은 7억 원, 그 중 5억 원은 부모님에게 갚아나갈 채무로 진행

부모자식간 차용 방식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 반드시 세무서에서 소명 요구가 나옵니다. 자녀가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실제 채무라는 자료를 준비한 뒤 이에 근거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다음 단계가 있습니다.

1. 차용금을 상환할 현실적인 능력이 있을 것 (세후소득 및 지출 후 소득)
2. 부모의 입장에서 채권의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 (중증치매 등)
3. 형식이 아닌 실제로 상환을 진행할 것 (부양의무, 현금인출 등 재상환)

　
하나, 차용금을 상환할 현실적인 능력이 있을 것

자녀에게 세금 신고된 소득이 채무를 상환할 정도로 존재해야 합니다. 최소 등기일 전후 2년간 세후소득과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 등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지출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잔액이 현실적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어야 합니다.

(가정) 2021년 1월 25일에 어머니 명의 아파트를 구매하고, 잔금 5억 원을 차후에 갚기로 함

[사례1] 자녀의 2019년~2023년까지 매년 신고된 소득금액은 1억 원, 연말정산 간소화자료 등으로 확인되는 매 지출금액은 5천만 원

[사례2] 자녀의 2019년~2023년까지 매년 신고된 소득금액은 3천만 원, 연말정산 간소화자료 등으로 확인되는 매 지출금액은 2,500만 원

1번의 경우, 매년 5천만 원씩 10년이면 상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근거가 됩니다. 그러나 2번의 경우 매년 마련할 수 있는 돈이 500만 원에 불과하여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추징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번에서 취득한 아파트를 담보로 하여 5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여 대금을 지급한다면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둘, 부모의 입장에서 채권의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

사례 1번의 경우 자녀가 상환할 능력이 있음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트 구매 당시 어머니가 중증 치매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거나, 노환으로 인하여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과세관청에서는 애초에 상환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셋, 형식이 아닌 실제로 상환을 진행할 것

상환 능력도 충분하고, 과세관청에서 부모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사유가 없다고 인정된다면 문제의 소지는 많이 사라집니다. 문제는 실제 상환 여부를 입증하는 것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차용증을 작성하고 공증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공증은 형식적인 채무의 존재내역을 입증할 뿐입니다. 실질적인 채무의 존재를 입증하려면 상환을 해야 합니다. 채권자인 부모가 실제 대금을 회수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계좌에 상환 명목으로 금액을 이체하고 이를 인출하여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자식 된 도리로서 용돈 정도의 금액만 지급하는 수준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채무액 전액을 상환할 때까지 과세관청은 지속적으로 내역을 추적합니다.

　
취득 전 세무전문가와 면밀한 검토 거쳐야

부모 명의 자산을 구매 중 자금이 모자란 경우 부모에게 차용하여 진행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과 실제 상환을 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실제 모든 채무액을 상환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증여세를 피하기 위하여 차용증을 작성하여 진행하는 것은 매우 큰 리스크를 지니며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하여 일반 가산세가 아닌 부정 가산세가 적용될 여지도 있으므로 세무전문가와 면밀한 검토 후 실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