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직원, 그리고 가족 등 397명이 쓴 TBS 생존을 호소하는 탄원서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전달됐다. 사진은 14일, TBS 관계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탄원서를 들고 있다. (TBS 제공)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그제(2월14일)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이하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이하 언론노조 TBS지부) 직원과 그 가족 등 397명이 쓴 TBS 생존을 호소하는 탄원서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전달됐다.

이 호소문은 소속된 노조 구분없이 T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직원의 가족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해 TBS 생존을 호소하는 간절함이 담겼다.

결혼을 앞둔 직원과 예비 부모가 되는 직원들은 당연히 축복받아야 할 시기에 ‘실직’ 위기란 현실에 무력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고민에 빠진 직원도 있었다.

“지금 당장 회사가 없어진다면 분유값, 기저귀값을 어디서 충당해야할지부터 생각해야하는 현실입니다” 전략기획실 A사원.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략)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이 사라진다면 이제는 계획조차도 세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략)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는 일이 막막하기만 하고 ‘꼭 이렇게까지 돼야 하나’란 생각이 들고 걱정이 앞섭니다” 라디오제작본부 B사원.

“지난해 여름, 남편의 심장병이 발견되어 현재 AR(대동맥판막역류)4기·산정특례대상 중증질환자로 9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아야만 합니다. 이제 저희 집안의 가장은 제가 됐습니다. 남편의 수술 후에는 제가 벌어오는 200만원이 조금 넘는 이 급여가 두 식구의 유일한 수익이 되겠죠. 하지만 이 회사가 없어지고 나면 이마저도 사라집니다” 보도본부 C사원.

▲ (TBS 제공)

“저는 회사가 이렇게 되기 전까지 아파트 분양도 9년 만에 이뤄져서 개인적으로도 아이를 너무 좋아해 셋째를 바라보고 있는 와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시점에 와있습니다. 아파트도 계약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시점으로 바뀌고, 아이도 둘인데 셋째를 어떻게 낳아 키우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돼버린 상황입니다” 방송기술본부 D사원.

“지난해 TBS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 폐지 조례가 통과된 이후 저는 불안감에 수면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가정에 있어서 가장 큰 타격은 가정 경제 불안입니다. 현재 저희 가족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입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남매를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가 남편을 위해, 또 300명의 직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탄원서를 쓰는 일뿐이라 답답하고 무기력합니다” TV제작본부 E사원 아내.

“저는 현재 미디어재단 TBS 직원인 아버지를 둔 아들입니다. (중략) 저희 자식들 3명이 모두 학비가 최절정인 시기에 아버지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들인 입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님께 이런 깊은 마음의 소리를 보내고자 했습니다” 라디오기술본부 F사원 아들.

그제(14일) 양대 노조 집행부는 이러한 내용들의 탄원서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직접 전달했다. 현재 TBS 직원들과 가족은 오세훈 시장과 김현기 의장의 응답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정환 TBS 노동조합 위원장은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0여명의 사람들이 TBS를 통해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있다. 출연기관 해제는 폐국 통보나 마찬가지여서 직원과 가족들의 절실함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면서 “TBS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 지부장도 “직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탄원서를 정리하며 숙연해졌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들이 희망의 도시 서울에서 열정적인 직장인으로, 건실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