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용인시장이 학교 주변 공사 때 시와 사업자, 학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안전대책협의체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14일, 간담회가 끝난 뒤 이상일 시장(앞줄 정 가운데)과 학부모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인시 제공)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학교 주변 공사 때 시와 사업자, 학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안전대책협의체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일 시장은 관내 초·중·고 교장,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10월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어제(13일) 처인과 기흥구 지역 17곳의 중학교 학부모 대표들과 만나 용인지역 교육환경의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일 시장과 각급 학교 학부모 대표들과의 만남은 이날로 다섯 번째다.

이날 간담회는 약 2시간 30분이란 긴 시간 동안 학부모들은 학교의 노후화된 시설 개선과 학생들의 통학 안전 확보와 관련해 많은 주문을 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은 이 시장은 학교별 요청사항에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일일이 답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관내 185개 초·중·고등학교 교장 선생님과의 간담회를 통해 교육 현장의 여러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왔다”면서 “학부모님들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관점, 의견을 듣고 학교 현장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 보고자 하는 뜻”이라고 말했다.

▲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용인시청소년수련관 4층 세미나실. (용인시 제공)

간담회에 참석한 처인구와 기흥구 지역 내 학부모들의 주요 관심사는 학교의 낡은 시설 개선 방안이었다.

학부모들은 냉난방 기기의 내구연한에 대한 문제부터 체육시설과 운동장, 교실 증축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어정중 학부모 대표는 “용인교육지원청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에 설치된 냉난방 기기의 교체 의견을 냈지만, 내구연한과 예산의 제약으로 교체가 어렵다는 답변이었다”며 “내구연한에 대한 맞춤형 기준이 수정될 필요가 있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예산 집행과 시설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 어디에서든 같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후변화 위기로 여름이 갈수록 무더워지는 상황에서 냉방 문제는 교육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면서 “경기도교육청, 용인교육지원청과 냉난방기 교체 시기의 유연성 발휘, 고장이 날 경우를 대비해 수리 예산의 신속하고도 적절한 지원 등의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 이상일 시장이 처인과 기흥구 지역 17개 중학교 학부모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용인시 제공)

간담회에서 소규모 학교들의 학생과 교사 수급에 대한 고민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들이 교환됐다.

원삼중 학부모 대표는 “소규모 학교인 원삼중학교는 용인시축구센터 소속 학생들까지 빠져나가면 학급을 유지하기 힘들고, 이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 개선과 학교 시설 환경 개선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소규모 학교에 대한 교사의 수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고, 또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도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원삼중의 고충을 이해하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영향으로 인구와 학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용인시와 교육지원청이 교사 수급이나 교육 프로그램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챙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학교 인근에 조성되는 시설에 대해 용인시와 학교, 경찰, 공사 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 구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용인시청소년수련관 4층 세미나실. (용인시 제공)

영문중 학부모 대표는 “학교 주변에 공사가 진행되는 시설에 대해 공사 진행이 확정된 후에야 학부모들에게 통보돼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기 어렵다”면서 “공사 전 안전대책협의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상일 용인시장은 “학교 주변에 공사가 이뤄질 때 용인시는 사업자, 교육지원청, 경찰서, 학교, 학부모 등과 함께 안전대책을 미리 강구하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챙기겠다. 또 공사계획 등을 알리는 시스템이 매뉴얼처럼 작동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중학교 2학년 때 파란불 신호에서 대로를 건너다 신호를 무시한 승용차에 치여 세 번이나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어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특히 중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처인구와 기흥구 일부 학교에선 과밀학급과 학생 수급 문제를, 흥덕중은 학교 맞은편 쓰레기 집하장의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이상일 용인시장은 학교 신설 계획을 설명하면서 과밀 해소를 위해 교육청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쓰레기 집하장 문제에 대해선 악취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조성해달라는 요청과 운동장 확보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상일 시장은 올해 인조잔디 운동장을 원하는 5개 학교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고 소개한 뒤 학교가 인조잔디 운동장을 원할 경우 교육청과 협의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이상일 시장이 학부모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한 학부모 대표는 “8년이란 긴 시간을 학부모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시장이 직접 여러 학교 학부모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간담회에서 논의된 문제들이 개선돼 학생들이 혜택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대표는 “간담회가 열린다고 해 시장은 인사만 하고 가는 줄 알았는데 끝까지 남아서 의견을 듣고 답변해 달리 보였다”면서 “오늘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참여 소감을 대신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85개 초·중·고 교장 선생님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오지 않은 학교별 문제, 사정 등을 학부모님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많이 알게 됐다. 어떤 문제들은 속 시원한 해결책을, 또 당장 마련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답답하고 한편으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내년에도 뵙고 말씀을 들으면서 교육 발전을 위한 지혜를 함께 찾으려 한다”는 말을 남기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용인지역 185개 초·중·고 교장들과 여섯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9월부터 185개 초·중·고 학부모회장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장은 13일까지 초·중학교 학부모회장들과 다섯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오는 17일엔 각 고등학교 학부모회장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