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포괄적차별금지법 이른바 ‘평등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진은 27일, 용인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총신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도대성회. (용인시 제공)

[Y사이드저널 박사욱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포괄적차별금지법, 이른바 ‘평등법’ 제정에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성소수자의 인권이 무시당해선 안 되지만 관련법이 제정될 경우 사회적 갈등이나 혼란, 그리고 종교의 자유·표현의 침해 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반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차별금지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성별·장애·성적지향성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21대 국회에 평등에 관한 법률안(박주민·이상민),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권인숙), 차별금지법안(장혜영) 등 더불어민주당(3건)과 정의당(1건)의 제정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021년 11월9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청원을 포함한 국민청원 5건의 심사기한을 2024년 5월29일까지 미루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었다.

8월28일 용인시에 따르면, 어제(27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동성애 문제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이 법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날 오후 용인기독교총연합회(회장 권준호 목사) 주최로 총신대학교에서 열린 기도대성회에 참석해 동성애 문제를 극복한 기독교 음악가 데니스 저니건(Dennis Jernigan, 64세)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렇게 밝혔다.

포괄적차별금지법안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다. 동성애를 포함하는 개념인 ‘성적지향’과 남성과 여성 이외의 성을 지향하는 ‘성별(젠더) 정체성’이 차별금지 사유로 포함돼 있어 기독교단체가 강하게 반대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반대 견해를 밝힐 경우, 고의성 여부에 따라 위법이 되고 처벌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 법이 제정되면 신앙과 양심, 그리고 학문적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포괄적차별금지법 이른바 ‘평등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축사에서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사랑이 지나친 법이 없듯 기도도 지나친 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도는 우리의 의지를 결집해 큰 힘이 되지 않나 싶다”면서 “오늘의 이 기도가 나라와 용인시의 발전,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비롯한 시민의 삶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기도를 위해 모인 모든 여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포괄적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반대하는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찬송가 ‘약할 때 강함되시네’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데니스 저니건은 다섯 살 때 성인 동성애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성적 정향(定向에) 혼란을 느끼고 동성애에 빠졌다고 한다. 기독교인이면서도 동성애자였던 그는 기독교 음악그룹 공연장에서 한 동료가 ‘여기 마음 속에 숨김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하나님은 잘 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를 사랑한다’고 하자 깨달음을 얻고 동성애를 극복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개봉된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는 데니스 저니건의 이야기를 잘 담고 있으니 보시면 좋겠다”며 “동성애 문제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큰 만큼 저는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이상일 시장이 말하자 3000여명이 자리한 청중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행사가 끝난 뒤 여러 목사들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에게 “인상적인 축사였다”면서 “데니스 저니건의 스토리를 알려줘서 고맙다. 크리스천들에게 많이 알리겠다”고 말한 뒤 목사·신자들은 이 시장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오늘(28일) 이상일 용인시장은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인간은 성소수자이든 아니든 누구나 동등하며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돼야 하고, 동성애자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된다”며 “인간의 존엄성은 누구나 지켜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포괄적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발생할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법이 시행되면 상당한 사회적 혼란 예상과 종교 자유·표현의 자유 침해 등의 심각한 문제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 때문에 법 제정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