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가 오는 9월4일을 학교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을 결정하도록 경기도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TN 캡처)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인 오는 9월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자는 교사들의 제안에 ‘동참’ 의사를 밝히는 학교와 교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내달 4일을 학교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는 오늘(8월25일) 성명을 내고 “그제(23일)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경기도의 교육가족들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국회와 교육부, 경기도교육청이 교권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니, 현장의 교사들은 경기도교육청을 믿고 9월4일 서이초 초등교사 추모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서한문으로 학교 현장에선 9월4일 추모집회에 대한 내부 논의가 막히거나, 당일 복무상신(조퇴·출장·병가 등)에 대해 학교마다 새로운 갈등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또 “임태희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의 여러 노력들을 이야기하지만,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여전히 교육활동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임태희 교육감의 말처럼 교육 활동 중 발생한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에 대해 학부모가 초등교사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변호사비 600만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고도 했다.

특히 “지금도 경기도 내에 있는 한 학교에선 학부모 민원으로 담임 교체가 일어나고 있고, 자신의 자녀도 기억 못하는 학폭 가해자를 찾아내라며 학교를 위협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며 “‘노력하고 있다’는 교육감의 말은 학교 현장에서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는 “지난 서이초 사건 이후 대한민국의 교육계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무더위와 소나기의 궂은 날씨에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과 종각역, 국회의사당 앞에 교사들이 모여 추모집회를 이어나가고 있습다”고 밝혔다.

또 “이는 고인이 되신 서이초 교사가 겪은 고통과 아픔이 ‘나의 일’이란 교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언론에서 이슈화되지 않았다면 조용한 죽음으로 마무리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는 “오는 9월4일 서이초 교사의 추모집회를 맞아 경기도의 수많은 선생님들이 추모집회를 준비하거나 참석을 계획하고 있다”며 “집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 일상을 멈추고 온전히 애도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이러한 움직임은 철저히 교사 개개인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조직적인 지원이나 교원단체나 교원노조의 관여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정책위원회는 “이에 많은 교사와 학교들이 ‘2023년 9월4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하며 교육 회복의 분기점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경기도 대부분의 학교들은 내부적으로 의견수렴이 되지 않거나, 9월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아 학교 현장에 큰 혼란과 어려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임태희 교육감은 서한문을 통해 ‘원칙 대응’을 공언하며 학교 내 모든 논의를 막았다.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 강요는 사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학교별 자율적인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도록 먼저 나서 주는 것이다. 임태희 교육감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자율’의 가치가 가장 필요할 때이다.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학교운영위원회에 재량휴업일 지정을 안건으로 요청할 수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은 9월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해 학교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공문을 통해 각 학교가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먼저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별로 9월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 논의를 적극 지원하고, 9월4일은 학교공동체 모두의 눈물을 닦아주는 애도의 날이자,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어제(24일) 오전 기준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 활동한 한 교사가 제안한 서명운동에는 전국 9500개 이상의 학교 6만6000여명의 교사가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