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가 이상일 시장 취임 후 해묵은 과제들을 연이어 해결하고 있다. (용인시청 전경)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민선 8기 용인특례시가 이상일 시장 취임 후 해묵은 과제들을 연이어 해결하고 있다. 돌파구가 없어 보였던 난제들이 해결되고 있다. 이는 이상일 용인시장이 치밀한 전략, 그리고 중앙정부 등 각 기관과 연결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동분서주한 결과다.

성남시와의 갈등으로 10년 넘게 풀지 못했던 고기교와 인근 도로 확장, 아파트를 다 짓고도 진·출입로가 없어 2년가량 입주가 미뤄진 상태인 삼가2지구 민간임대주택 문제, 그리고 국토부‧도로공사와의 이견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 2년 6개월가량 방치돼 있던 기흥구 보라동 일원 지방도 315호선의 지하화 문제가 그것이다.

여기에 중앙시장 도시재생사업 공모, 유보상태였던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개발이익금의 지역 환원 등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이 이상일 시장 취임 이후 차근차근 해결되고 있다.

▲ 지난해 9월26일, 고기교 주변 교통개선을 위해 경기도-용인시-성남시 3자 간 업무협약. (용인시 제공)

◆ 오랜 난제 방치 않는 적극 행정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해 7월2일 신상진 성남시장과 성남분당갑 지역의 안철수 국회의원을 만나 고기동과 성남 대장동 연결 다리인 고기교 확장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로 했다.

용인시와 성남시의 상생과 협치에 경기도도 가세해 이상일 시장 취임 3개월 만인 9월26일, 고기교 확장과 주변 도로 확충 등을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담은 협약이 체결됐다. 10년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했던 문제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두 자치단체장의 의기투합으로 해결된 것이다.

기흥구 보정·마북동 일원 83만여 평에 반도체 소부장 기업, 첨단산업 연구시설, 교통 허브와 주거시설이 들어서게 될 경기용인 플랫폼시티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용인지역의 뜨거운 이슈였다.

민선 7기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특정 지역 개발에 따른 개발이익금을 소위 경기 균형발전을 명목으로 다른 지자체에 쓸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플랫폼시티 개발이익금도 용인이 아닌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터졌나왔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선거 때 플랫폼시티의 개발이익금은 온전히 사업지역을 중심으로 한 용인에 재투자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민선 7기 용인시가 개발이익금 용인 재투자를 명문화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이상일 시장은 취임 후 ‘개발이익금 전액을 용인에 재투자한다’는 문구를 경기주택공사(GH)와의 기본협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며 GH, 경기도와 야무지게 협상하라고 시 공직가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용인시 공직자들은 끈질긴 협상으로 협약서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초안을 만들었고,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 초안을 직접 고쳐 개발이익금의 정의와 재투자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다 명확히 했다. 이 기본협약서는 지난달 말 용인시의회와 경기도의회의 승인으로 효력이 발생했다.

▲ 아파트 진·출입로 문제가 해결된 삼가2지구 민간임대아파트. (용인시 제공)

삼가2지구 민간임대아파트는 2021년 아파트를 다 지었으면서도 인근 부지를 소유한 조합과의 갈등으로 진출입로가 개설되지 않아, 입주 자체가 불가능했었다. 이에 이 시장은 당선인 시절 이곳을 찾아 해결 의지를 보였고, 취임 후엔 제2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TF를 꾸리고 적극적인 해법 모색에 나섰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국민권익위원회 담당국장을 만나 협의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용인시도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지혜를 짜냈다. 결국, 역북2근린공원 내에 아파트 진입로를 내기로 했고, 국민권익위원회와도 협의를 끝냈다.

삼가2지구 민간임대아파트가 무주택 서민의 주택난 해소를 위한 사업이어서 입주 희망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들어가 살 수 있도록 이 시장과 용인시가 적극 움직였던 결과다.

▲ 용인시 처인구 중앙동 일대가 ‘2022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 공모’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휴먼 김량장 변혁의 장을 열다’ 사업 중앙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용인시 제공)

◆ 치밀한 전략, 과감한 수정

‘실패하거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 사업 내용을 냉철하게 분석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민선 8기 용인시 공직자들의 자세다.

이상일 용인시장과 도시재생 분야 공직자들은 민선 7기 때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사업지 선정에서 탈락한 중앙동 도시재생사업 제안서를 꼼꼼하게 살피면서 문제를 점검했다.

용인시는 공공시설을 포함하는 임대주택 조성 사업과 노후 건축물 개·보수 등 민선 7기 때 계획했던 사업을 과감하게 걷어냈다. 대신, 전통시장과 주변을 신·구세대가 어우러지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청년창업과 문화 활동 공간을 만들고 주차시설도 확충하는 등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과감한 방향 전환에 국토교통부도 호응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용인중앙시장과 그 주변 20만467㎡를 지역특화·스마트 재생사업지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용인시는 국비 155억원, 도비 31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용인시는 오는 2026년까지 4년간 국·도비를 포함해 모두 652억5000만원을 투입해 중앙시장 일대를 변모시킬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구간(지방도 315호선)이 지하로 뚫린다. 지방도 315호선 지하차도 설계도. (용인시 제공)

이와 함께 기흥구 보라동 지방도 315호선은 경부고속도로로 가로막힌 용인의 동서를 잇는 사업으로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됐다. 당초 경부고속도로 위 고가차도 건설에서 지역 주민의 뜻에 따라 지하도로 건설로 사업이 변경됐으나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멈줬다.

2019년 9월 공사가 재개됐으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계획으로 또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지하 경부고속도로와 지방도 315호선 지하차도 사이가 가까워서다.

민선 8기 이상일 시장 체제에선 315호선 지하차도 개설을 위해 창조적인 접근법을 구사했다.

지하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부 위치를 지하차도에서 멀리 설치하고, 지하도로 진·출입 종단 경사를 5%로 상향 조정토록 ‘지하도로 설계지침’을 개정, 지하차도와 지하 경부고속도로 사이가 벌어져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다.

용인시는 이 같은 내용으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 이한준 LH 사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 세 기관은 용인시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수용했다.

다음달 경부고속도로가 갈라놓은 용인의 동서를 지하도로로 잇는 공사가 재개된다. 이는 사업 추진 16년 만으로 용인이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된 것이다.

▲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첨단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용인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시 제공)

■ 이동·남사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유치로 경강선 연장 가능성 커졌다

경강선 용인 처인구 연장과 서울지하철 3호선 수지구 연장은 이상일 용인시장의 공약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 시장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삼성전자, 국토부 등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성사시킨 용인 이동·남사 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지정은 경강선 연장의 가능성을 그 어느 때보다 높였다.

용인 이동·남사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SK 하이닉스의 이천과 용인 원삼에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삼성전자의 기흥 캠퍼스와 화성·평택 캠퍼스를 잇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구상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선거 때부터 용인을 반도체 최고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취임 후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반도체 산업육성 조례를 만들었고, 반도체 관련 조직도 신설했다.

2042년까지 용인에 300조원이 투자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용인시공무원노조는 성명을 내고 이를 환영했다. 이동·남사에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상주 근로자를 비롯한 입주 인구가 대폭 늘어나게 돼 경강선 연장을 위한 여건은 훨씬 좋아졌다.

▲ 용인시가 경기 광주시와 ‘경강선 연장 철도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3월16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왼쪽)과 방세환 광주시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인시 제공)

용인시는 경강선을 광주 삼동역에서 분기해 용인 모현~이동~남사까지 40.2km 구간을 잇고, 여기서 다시 진천·청주까지 연결되는 수도권 내륙선(동탄역~진천~청주공항)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인시는 반도체 산업 초격차 유지를 위해서라도 경강선 연장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시키겠다는 각오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도 가능성이 커졌다. 민선 7기 때 3호선 연장 논의를 용인시와 성남시, 수원시만 논의했다면, 민선 8기는 화성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해 말 성남·수원·화성시장에게 지하철 3호선 연장을 위해 함께 움직이자고 했다. 화성시와 힘을 보태면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 이에 화성시는 적극 호응했고 3호선 연장의 열쇠인 차량기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4개 도시 시장들이 협력체계를 구축하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가세해 ‘서울 3호선 연장·경기남부 광역철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이 맺어졌다. 이에 4개 시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공동 발주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의 제안으로 4개 도시 시장과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용역 결과를 주시하겠다고 했다.

▲ 이상일 용인시장.

■ 용인시 난제 해결의 묘수, 이상일 시장의 인적 네트워크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하세요, 제가 직접 중앙정부 인사들은 만나거나 전화로 연락하겠습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공직자들에게 습관처럼 하는 말이다. 그냥 던지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 설득을 실·국장들에게 미루지 않는다. 이제 용인시의 국·과장이나 팀장이 이상일 시장에게 보고하면서 중앙정부와 관계 공공기관에 부탁해 달라고 자연스레 말할 정도가 됐다.

이상일 시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중앙정부나 공공기관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하는 데 공무원들이 자주 목격하는 광경이다. 이 시장은 또 틈나는 대로 중앙정부 인사들을 만난다. 24년간의 언론 생활과 국회의원·대학교수 시절 인연을 맺은 인맥을 용인 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두 달여 만에 이룬 고기교의 기적도 신상진 시장과의 친분이 작용된 결과다. 지방도 315호선의 난제 해결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 이한준 LH 사장과 이상일 시장이 가깝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용인시 공직자들이 창조적으로 움직인 것도 한몫했다.

중앙동 도시재생사업 선정의 이면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시장 집무실까지 초대해 용인시의 준비 상황을 시장이 직접 설명하는 적극성이 있었다. 이동·남사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은 국토부, 대통령실, 삼성전자 측 인맥을 활용한 이상일 시장의 투자유치 노력의 결과다.

▲ 이상일 용인시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용인시 발전과 도시혁신,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 확충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은 2022년 10월25일, 이상일 용인시장이 원희룡 장관에게 시의 주요사업계획 건의서를 전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GTX 노선 확대와 확충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행정의 유연성을 발휘, 2026년 7월로 예정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겨야 한다고 건의했다.

대통령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는 시점인 2026년 7월에 계획을 세우면 경강선 연장, 지하철 3호선 연장 등 대통령 공약이 순조롭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처럼 이상일 시장은 용인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인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일을 입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나 공공기관에 대한 협조 부탁 등의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해법 찾기에 앞장서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를 쌓아 놓고 방치하지 말고, 궁리하고 방법을 찾으면서 하나둘씩 해결하고 매듭짓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행정을 하자”

이 말은 이상일 용인시장이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조한 말이다. 이를 이 시장 자신과 공직자들이 함께 실천하면서 용인지역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