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용인시장이 9일 용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 개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재의(再議)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시 제공)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어제(2월9일) 용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 개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재의(再議)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일 시장은 “시장의 역할을 구속하는 개정안”이라고 했다. 용인시가 시의회를 통과한 조례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건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다.

2월10일 용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처리한 조례 개정안은 ‘시장이 필요에 의해 현재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갈등 지역 내에서 투표권을 가진 주민 14분의 1 이상이 요청하면 시장은 의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인시 수지구 죽전지역 민주당 이상욱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이상욱·황재욱 시의원 등이 당시 시의원 후보로서 서명한 합의서 내용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어서 언론 등의 비판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백군기 전 용인시장의 민선 7기 용인시는 지방선거 전 죽전데이터센터 인허가를 내줘 죽전 시민들이 반발하자, 민선 8기 민주당 시장 후보로 나선 백 전 시장과 이상욱·황재욱 당시 시의원 후보, 그리고 국민의힘 시장 후보였던 이상일 현 용인시장 등은 ‘죽전시민연대’를 데이터센터 문제에 대한 유일한 주민협의단체로 인정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선거에서 승리한 민선 8기 이상일 용인시장은 관련 부서를 통해 주민들이 제기하는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시행자와 죽전시민연대, 기타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토록 했고 인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또 “감사 결과 용인시 행정과 사업시행자의 일부 문제가 확인돼 관계 공무원 징계와 함께 사업시행자는 지적된 문제를 시정하라고 요구해 관철했다”면서 “사업시행자는 죽전시민연대는 물론, 데이터센터 공사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주민들과 안전 대책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도 했다.

용인시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상욱 시의원 등이 조례 개정안을 낸 것은 자신들이 서명을 통해 인정한 죽전시민연대가 합의한 내용을 흔들어 주민들 간의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고, 자신들만이 주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시민들을 현혹하려는 꼼수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용인시의회 자치행정위가 이 조례 개정안을 부결하자 이상욱 시의원은 ‘이상일 시장이 협의체 구성 공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시장은 죽전시민연대를 유일한 협의체로 인정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을 뿐 그 어떤 협의체 구성도 공약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이상일 시장의 선거 공보물 어디에도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없고, 이 시장이 토론회 등을 통해 협의체 구성에 대해 거론한 적도 없어 이상욱 시의원 행태는 허위사실 유포로 이상일 시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협의체 구성은 지난해 사업시행자와 죽전시민연대의 합의가 이뤄진 뒤 죽전지역의 민주당 이탄희 국회의원이 그해 11월 이상일 시장을 시장실에서 면담했을 때 꺼낸 이야기로, 당시 이 시장은 가타부타 답을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협의체 구성이 이상일 용인시장의 공약이었다면 이 말을 먼저 꺼낸 이탄희 의원이 이 시장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를 했겠지만 이 의원은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 이상욱 시의원이 지난해 12월6일 시의회에서 이 시장과 질의응답을 했을 때도 협의체 구성이 이 시장 공약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는 “민주당 측 조례 개정안은 ‘갈등조정협의회 의무 구성 요건으로 지역에서 투표권을 가진 주민 14분의 1이 요청하면 시장은 수용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14분의 1이란 기준은 갈등 해소와 관련해 타당한 법적 근거도 없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또 “이상욱 시의원 등은 ‘주민투표법’ 제5조를 준용했다고 말하나 주민투표법은 ‘국민 전체’, 용인시 주민투표 조례는 ‘시의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죽전데이터센터 설립 문제와 관련해 갈등 사안이 발생한 주민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그 경계가 모호해 문제의 조례 개정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도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상욱 시의원이 국회의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성명서를 통해 거짓 내용까지 유포하는 것을 보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면서 “이상욱 시의원의 잘못된 언행으로 용인시의회의 전체 이미지가 훼손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시의원들은 공공청사를 지역 국회의원 의정보고회 등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토록 하는 조례 개정안이 용인시의회 상임위의 부결에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민주당 시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 눈치만 보지 말고 시민의 눈치를 보기 바란다”고 꼬집했다.

이어 “용인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의 공공청사 사용 조례안은 시장의 재의 요구에 따라 9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로 가부 판단을 받았어야 했지만, 민주당 측은 이 안건이 찬성 3분의 2 요건을 채우지 못해 부결될까 우려해 본회의 표결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민주당 시의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에 따라 발생된 공공청사의 정치적 이용 문제를 시간을 끌며 미해결의 상태로 놔두지 말고 본회의 표결을 통해 조례로 확정하든지, 아니면 폐기되도록 하든지 정정당당한 태도로 임해야한다”고 재차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