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가 수천만원을 들여 층간소음 예방 홍보 목적으로 내놓은 캐릭터 ‘조용이’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용인시 '조아용' (왼쪽)과 환경부 '조용이' 캐릭터.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환경부가 수천만원을 들여 층간소음 예방 홍보 목적으로 내놓은 캐릭터 ‘조용이’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용인시 공식 캐릭터 ‘조아용’의 색상이나 생김새는 물론 이름까지 비슷해서다.

게다가 환경부는 캐릭터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표절 등의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법적 검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주먹구구식 행정이란 지적도 받는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층간소음 예방 수칙 홍보를 위해 산하기관인 환경보전협회에 의뢰해 ‘조용이’ 캐릭터를 만들었다. 용역비는 4800만원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환경부의 ‘조용이’가 용인시의 캐릭터인 ‘조아용’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캐릭터의 제작과 홍보를 맡긴 곳은 산하기관인 환경보전협회다.

용인시의 ‘조아용’은 지난 2016년 2월 1차 버전을 출시한 후 2019년 8월 리뉴얼을 거쳐 현재의 조아용 캐릭터가 완성됐다.

이 두 캐릭터는 모두 용을 형상화했는데 녹색과 두 발로 걷는 점이 같다. 여기에 머리와 몸통 비율, 꼬리와 뿔이 흡사하고 심지어 ‘조아용’과 ‘조용이’란 이름까지도 비슷하다.

생김새나 이름은 비슷하지만 제작비에선 많은 차이를 보였다. 환경부의 ‘조용이’ 제작비는 용인시가 2019년 조아용 리뉴얼 비용으로 쓴 200만원의 24배인 4800만원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용인시는 환경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시는 12월28일 공문을 통해 ‘캐릭터 유사성 등 법적 검토가 이뤄지기 전까지 ’조용이‘ 캐릭터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또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월 캐릭터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용인시의 ‘조아용’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표절 시비에 대비한 법적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육안으로 봤을 때 ‘조아용’과 ‘조용이’의 유사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환경부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29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환경보전협회에 층간소음 예방 홍보 캐릭터 제작을 의뢰했고, 협회가 만든 ‘조용이’를 채택했다”면서 “채택할 당시 용인시 ‘조아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육안으로) 비교했지만 유사성이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조용이’ 채택 당시 표절 검토는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법적 검토는 하지 않았다.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지 인터넷으로만 검색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환경부는 문제가 생기자 뒤늦게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용인시가 사용자제 공문을 보내온 만큼, 추가제작이나 사용은 법적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을 자제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인시의 ‘조아용’은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주관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2020년 우수상, 2021년엔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