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CBS 등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방송사들이 ‘블랙투쟁’과 ‘보도투쟁’으로 언론사 파업을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전국언론노조는 23일을 ‘언론장악 MB심판, 언론독립 쟁취 언론노동자 총궐기의 날’로 선포하고 총력 투쟁에 돌입했다.

SBS는 23일부터 모든 앵커와 기자들이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진행하는 ‘블랙투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출발 모닝와이드’의 김용태, 이윤아 앵커와 낮 12시 뉴스의 박광범, 윤소영 앵커가 검은 옷을 입고 방송했으며 저녁 8시 뉴스의 김성준, 박선영 앵커와 기자들도 검은색 의상을 입고 진행했다.

경인지역 방송인 OBS 기자협회도 22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블랙투쟁 동참을 결정해 23일부터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M’에서 모든 앵커와 기자들이 검은 옷을 입고 진행에 나섰다.

CBS는 ‘보도투쟁’을 선언했다. ‘김현정의 뉴스쇼’와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언론사 파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앵커는 23일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해 “언론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언론인들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언론은 독립되어야 하며 누구도 장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권영철 선임기자는 “(이명박 정부가) 조·중·동 등 주류언론에게 종편PP를 허가하면서 밀월관계를 유지했다”면서 “방송 역시 KBS와 MBC 사장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으로 임명하고 YTN도 배석규 사장을 연임시켜 계속 장악하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CBS는 이날 저녁 방송되는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MBC PD수첩 최승호 PD를 전화 연결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논란을 다뤘다.

이날 최 PD는 “MBC PD들, 정신과 치료 받을 정도로 탄압받았다”면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이 월급 못 받고, 해고, 정직, 고소고발, 가압류를 당하면서도 공정보도를 위해 지금 54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고 어려운 현 상황을 밝혔다.

언론노조 서울신문·한겨레·한국일보지부도 이날 지면에 ‘공정보도와 언론독립 쟁취를 위한 MBC, KBS, YTN, 부산일보, 연합뉴스, 국민일보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합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도 22일 30면 하단에 광고를 게재해 언론사 파업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23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KBS,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등 파업 중인 언론사 관계자 1000여명이 모여 ‘언론장악 MB 심판, 언론독립 쟁취, 언론노동자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