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시설 정치인 사용’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용인시청, 용인시의회 전경)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시설 정치인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내며 반발하고 나섰다. 용인시는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공공시설이 정치행사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 시의회에 다시 심사·의결해달라는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12월22일 용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장정순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용인시 공공시설 개방 및 사용에 관한 일부 개정안’은 시의원 32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시의원 17명이 전원 찬성해 가결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용인시는 그동안 관련 조례(제9조)를 통해 공공시설 사용허가 제외 대상을 ‘정치나 종교 등의 집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규정해왔다”고 덧붙였다.

용인시는 “이번에 가결된 일부 개정안은 공공시설 사용허가 제외 대상을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관련법에 허용되지 않는 정치적 목적으로 하는 경우”라면서 “법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라도 선거운동이나 특정 정당,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다만, 의정활동 보고회는 제외), 당원모집 정도만 사용허가 제외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제외 대상으로 규정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정치적 행사나 집회 등의 활동을 공공시설에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국회의원 의정보고회도 공공시설에서 열 수 있게 한 것이 이번 개정 조례안”이라고 했다.

또 “정치인이 개최하는 각종 집회·교육·아카데미 등의 행사에선 특정 정당이나 당원의 정치적 의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고, 용인시와 공직자들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개정안에 따라 용인시 공공시설에서 여러 목적의 정치적 행사가 열릴 경우, 시의 행정은 정치에 오염될 것”이라면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직선거법‘ 등 관련법에 적용받지 않는 사람이나 단체가 특정 목적으로 공공시설 사용 허가를 신청할 때 용인시가 그 요구를 제한할 근거도 사라진다”고도 했다.

이어 “종교의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제외 대상을 한정할 경우도 ’의식‘의 형식이 아닌 홍보나 교육 등 종교적 차원의 여러 행사가 사용허가 대상이 돼 용인시가 특정 종교 편향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용인시는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과 갈등 유발, 그리고 시민들의 공공시설 이용에도 제약이 가해질 수 있어 공공시설의 효율적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용인시는 공공시설이 주민 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로 주민의 복지 증진과 공공성, 공익성이란 본질적 가치에 부합하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용인시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된 개정안에 의사봉을 두드린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주축이 돼 안건을 다시 본회의에 올리고 찬성 발언을 한 사실, 그리고 언론이 개정안에 대해 특정 국회의원 실명을 언급하며 그 정치적 의도를 비판했음에도 기명 표결을 의식했는지 용인시의회 민주당 시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사실 등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냉랭하다”고 비판한 뒤 “용인시장의 재의 요구가 곧 이뤄지면 조례안에 찬성한 시의원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시민들이 주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번에 용인시의회를 통과한 개정안이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이익’과 ‘공공가치’의 범위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특정 정치인이나 정파의 목적 달성 속셈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용인시의회가 다시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