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관례적인 종무식에서 전직원들과 온오프라인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19일, ‘직원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청 3층 에이스홀. (용인시 제공)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관례적인 종무식 대신, 온라인으로 대처해 많은 직원들과 솔직담백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일 시장은 “내년에 서로가 열심히 합심해 일한다면 더 나은 방향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주 금요일 진·캐쥬얼 데이가 생겼고 간부회의 간소화가 이뤄졌다. 또 주간업무 취합 폐지를 비롯한 조직풍토 개선, 38개 읍면동 순회 방문을 통한 소통, 7급 이하 실무진과의 온라인 대화, 소수 직렬 공직자들과의 오찬 미팅 등...

이러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폭넓은 소통 행보에 이어 관례적인 종무식에서 전직원들과 온라인 오픈채팅으로 대체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어제(12월19일) 시청 3층 에이스홀에서 ‘직원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행사는 온라인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767명의 공직들이 함께 했다. 오프라인에서도 300명의 직원들이 참석했다.

사회자가 직원 복지와 인사, 조직 개편, 시정 비전 등 각 주제를 말하면, 참가 공직자들행사는 오픈채팅방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올리면 이에 이상일 시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용인시 공식 유튜브 채널과 시청 내부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본격적인 직원들의 질문이 시작되기 전에 많은 사랑을 받는 조아용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이상일 시장 “선택해 준 시민들과 함께 일하는 공직자들…모든 소통 중요”

사회자가 취임부터 시민이나 직원들과 소통을 강조해온 이상일 용인시장에게 ‘직원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이상일 용인시장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일을 잘하기 위해선 선택해 주신 시민들과 소통하는 건 당연하고, 함께 일해나가는 동료 공직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다 의미 있는 소통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젊은 공직자들은 나이 차이도 있는 시장에게 다가오기 어려운 벽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새해에는 조금 더 격의 없이 지냈으면 좋겠다. 여러분들 조아용”이라고 답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 “시장님, 에너지 절감 취지는 공감하지만 사무실이 너무 추워요”

한 공직자는 “시장님, 에너지 절감 취지는 공감하지만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아 사무실이 너무 춥습니다. 손이 시려 일하기가 어렵습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에너지 절감은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일이지만, 일하는데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개선돼야 한다. 한파가 계속되는 경우는 용인시가 정한 에너지 절감 가이드라인을 유연하게 적용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절감을 위해 빼놓은 전구를 돌려달라’는 메시지에 이상일 시장은 “제 방도 전구 16개를 뺏지만, 전구를 너무 많이 빼 어두워 일하는 데 지장이 있다면 전구는 좀 더 사용해도 된다”고 답했다.

◆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관심사 ‘직원 복지’ 그리고 ‘인사’

공공분야와 민간 분야 구분 없이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관심사는 직원 복지와 인사다.

한 직원은 “내년 공무원 월급 인상은 1.7%지만, 물가인상률이 6%가 넘어 사실상 실질 임금이 줄어든 것과 같다. 수당 마련 등 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상일 시장은 “우리 용인특례시 공직자들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공직자의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답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젊은 공직자들이 왜 공직을 떠난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상일 용인시장은 “안타까운 일이다. 인사의 연령별 불균형이나 적체 등 구조적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용인시가 수원, 성남, 고양보다도 공무원 수가 적은 문제 등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유연근무 확대와 재택근무 활성화를 요청한 직원들에게는 연구해보겠다고 했다.

승진과 전보, 인사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공직자들이 승진하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 당장은 속 시원한 해법을 찾지는 못하고 있지만, 특례시 다운 권한도 확보해 인사 적체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사와 관련해 그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불가능에 가까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어떤 선입견도 없이 기존의 근무 평정, 근무연수, 직렬 배분 등을 참고해 균형감 있는 인사 기조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 이상일 시장이 오픈채팅방에 올라 온 직원들의 질문을 읽고 있다. (용인시 제공)

◆ 질문 하나하나 솔직담백한 답변

이날 이상일 용인시장은 직원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조직의 대표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끼고 겪은 점을 진솔하게 전했다.

이상일 시장은 제설 담당자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장에서 제설하는 담당자들이 정말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자치행절실에 “지금 모든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 중 제가 다 읽지 못하거나 답변하지 못한 것들도 정리해 개선 방안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한 직원은 “일부 민원인의 폭력으로부터 직원 보호가 시급합니다”라고 말하자 이상일 시장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 여러분이 누군가로부터 공갈, 협박을 받거나 위해감을 느껴선 안 된다. 용인시가 자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 대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주변에 쓴소리하는 직원들은 없나요?” 질문이 올라오자 이상일 시장은 “주변에 꽤 많다, 방금 메시지 올려주신 분도 오셔서 쓴소리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현재) 꿈은 무엇인가요?”란 질문에는 이상일 용인시장은 “4년 임기를 바르고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용인을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듣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시장님도 출근하면 빨리 퇴근하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이상일 용인시장은 웃으며 “저도 사람인데, 출근하면 퇴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말에도 외부 일정으로 집에서 밥을 먹은 일이 언제인지 아득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제때 퇴근해서 따뜻한 집밥을 먹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 공직자들이 선택한 민선 8기 시정 비전 1위는 “모두가 살기 좋은 균형 발전“

공직자들은 이날 진행된 라이브 투표에서 민선 8기의 7가지 시정 비전 ▲역동적 혁신성장 ▲모두가 살기 좋은 균형발전 ▲꿈, 학습, 창조의 희망 교육 ▲시민중심 품격있는 문화 ▲구석구석 따뜻한 복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 ▲시민과 소통하는 적극행정 중 ‘모두가 살기 좋은 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1위로 꼽았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균형 발전의 차원에서 처인구의 경우 용인 전체 면적의 79%이고, 도로망이 상대적으로 덜 확충돼 있기에 내년에 예산을 대폭 투입할 예정이다. 처인구청의 문제도 임기 내에 설계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고속도로를 만들어 용인 동서 교통을 개선하고, 국지도 57호선 확장 등에 국비를 확보하는 등 큰 사업을 하는 일에 시장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강선 연장,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백~신봉 도시철도 문제 등도 어려운 문제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읍면동 최일선 부서 고생 공감…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읍면동에서 근무하는 한 공직자는 “읍면동 깔때기라는 말을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올려 현장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중앙부처에서 업무가 내려오다 보면 최일선의 읍·면·동에 많은 일이 몰리게 되고, 특히 복지 분야에서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인력, 예산 문제로 귀결되는데 해법을 속 시원히 마련하기는 어렵지만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의 2023년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이상일 시장은 “내년 이맘때 한 해를 돌아봤을 때 성실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바르고 보람차게 일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또 시장 괜찮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의 솔직한 답변에 직원들의 반응은 좋았다. 한 직원은 “시장님, 이러한 소통 시도가 좋아 보입니다. 새로운 변화가 기대됩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직원은 “이런 소통 방식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서로가 진솔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일하는 여건,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연구해 개선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서로 열심히 합심해 일한다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가 실현되지 않을까 한다. 내년은 달력도, 수첩도, 일기장도 백지로 시작된다. 그 하얀 바탕 위에 여러분의 꿈과 도전, 보람, 성취 가득 채우시길 기원한다”고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