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성폭행 발생이 여성들의 옷차림 때문이란 취지로 발언한 문병근 도의원(국민의힘)을 규탄하고 나섰다. 사진은 28일 오전 11시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병근 도의원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성명서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성폭행 발생이 여성들의 옷차림 때문이란 취지의 발언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성폭행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한 문병근 도의원을 규탄하고 나섰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문병근 도의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11월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병근 의원(여성가족평생교육위)은 지난 22일 경기도 여성가족국을 상대로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으로 여성들을 경악케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병근 의원은 ‘여름철 성폭행 빈도가 증가한다. (성폭행은) 스토킹의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은 (여성의) 복장에도 많은 요인이 발생한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사후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 예방 교육을 하면서 그런 것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성폭행 예방을 위해 여성의 단정한 옷차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병근 의원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면서도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2018년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누구나 흔하게 입을 수 있는 청바지, 티셔츠, 운동복 등이 전시됐다”며 “이 옷들은 섹시함과 거리가 한참 먼 성폭행 피해자들이 입었던 옷으로 성폭행과 여성의 옷차림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또 “법무부가 의뢰해 형사정책연구원이 진행한 ‘성범죄 원인 및 발생환경분석을 통한 성범죄자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성범죄는 여성들의 외모나 옷차림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계획적인 범죄가 68%로 성범죄 대부분을 차지했고, 범행 장소도 피해자 주거지가 36.3%로 가장 높았다”면서 “성폭행의 경우 범죄자가 사전에 피해자를 물색한 후 치밀한 계획을 짜고 범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피해자의 옷차림이 성폭행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성폭행의 책임자는 오직 가해자일 뿐”이라며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가해자를 엄벌로 다스리고, 성폭행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만이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를 막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연한 사실관계에도 문병근 의원은 아무런 근거 없이 성폭행 발생의 원인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면서 옷차림에 대한 교육 강화를 주장했다”고 비판한 뒤 “문병근 의원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여기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본 여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2차 가해”라고 성토했다.

또 “무엇보다 발언 당사자가 여성들의 인권과 성평등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 소속 위원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문병근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 되자 해당 상임위원회 카톡방에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면서 “문병근 의원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상대는 2차 가해를 당한 성폭행 피해자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 전원은 문병근 의원의 발언에 분노한다”며 “문병근 의원은 당장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무릎 꿇고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게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