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참사’와 ‘사고’, 그리고 ‘희생자’와 ‘사망자’란 용어를 놓고 논란이다. 사진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YTN 캡처)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참사’와 ‘사고’, 그리고 ‘희생자’와 ‘사망자’란 용어를 놓고 논란이다.

뉴스1에 따르면, 10월30일 한 광역단체와 지자체는 행안부로부터 지침을 받았다. 행안부의 지침은 이날부터 별도 종료 시점까지 시도별로 1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설치 장소는 시도 청사를 원칙으로 하되 주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질서가 유지되는 조용한 실내 공간으로 명시했다. 분향소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로 하고 제단 중앙에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도록 했다.

주변을 국화꽃 등으로 장식하고 영정사진이나 위패는 생략하라고도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공식 명칭을 ‘이태원 사고 사망자’로 정해 공문을 보내왔다”면서 “참사 대신 사고, 희생자 대신 사망자나 부상자로 표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3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피해자’ 대신 ‘사망자’, ‘사상자’ 등으로 용어를 통일해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YTN 캡처)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행정안전부 시･도 부단체장 영상회의 자료에서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중대본 논의 결과를 각 기초자치단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적 의미에서 사고(事故)는 ‘뜻밖에 갑자기 일어난 좋지 않은 일’, 참사(慘事)는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정해놨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이태원 사고 사망자’로 표기하도록 하면서 참사의 책임을 회피나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사망자 용어에 대해서도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애석하게 목숨을 잃었다’는 사전적 의미인 ‘희생자’로도 쓰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정부가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사망자란 얘기에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다. ‘사망자’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죽은 사람이고, ‘희생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사건으로 말미암아 죽거나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며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155분이 그냥 죽은 사람인가“라고 했다.

또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 될 정부가 어찌 이리도 잔인할 수 있나”라면서 “윤석열 정부에 묻는다. 이번 참사에 희생된 분들이 희생자인가 아님 사망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