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의 맞춤형 인사배치‘찾아가는 인사간담회’가 장애인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용인시청 전경)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용인시의 맞춤형 인사배치 ‘찾아가는 인사간담회’가 장애인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용인시는 포용적 공직사회 조성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용인시 기흥구청 민원지적과에서 가족관계등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강훈 주무관(45). 그는 가족관계등록 업무는 베테랑으로 통한다. 시민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출생과 혼인뿐 아니라, 사망이나 이혼 등 민감한 민원도 특유의 세심함과 친절함으로 처리해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중복 출생신고로 이중 호적을 가진 경우, 그리고 혼인 관계가 없는 한국인 아빠와 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 등록·정정 등 법률기관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민원도 포기하지 않고 판례나 관련 사례를 찾아내 방법을 알려주는 등 민원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강훈 주무관이 처음부터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건 아니다. 1급 지체장애인인 이 주무관이 공직에 입문한 건 지난 2013년. 그가 입사 이후 3년간 기흥구청 세무과에서 체납액 징수를 담당할 때만 해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부서의 특성상 종종 발생하는 악성 민원에 이 주무관이 대응하기에는 많은 고충이 따랐다. 그러던 중 2015년 당시 용인시가 진행했던 ‘찾아가는 인사간담회’를 통해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한 이 주무관은 2016년 3월부터 가족관계등록 업무를 전담으로 맡으면서 이제는 관련 분야에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다됐다.

용인시가 ‘찾아가는 인사간담회’를 통해 장애인 공직자들이 근무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장애에 따른 맞춤형 업무 발굴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장애인 공직자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시의 찾아가는 인사간담회는 2015년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1대 1로 상담 방식을 바꿔 매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례화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간담회는 중증장애인 공직자들과 함께 했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시력 저하로 숫자를 보는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사이동 때 자신의 상황을 팀장이나 직원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지체장애로 출퇴근에 불편함이 있어 원거리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전보는 지양해달라’ 등 중증장애인 공직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건의사항 등을 확인했다. 용인시는 즉각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찾아가는 인사간담회’ 외에도 용인시는 장애인 공직자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를 장애 유형별로 제공하고 있다. 장애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개선과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도 하고 있다.

용인시는 내년부터 장애인 법정 의무고용률이 3.4%에서 3.6%로 확대돼 채용 면접 시 장애인 면접관을 면접위원으로 위촉해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장애인 공직자의 편의를 위한 물품 지원 확대와 면담 카드 도입으로 불편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관련 지원과 제도를 세심히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민선 7기 인사 키워드인 공정, 기회, 능력, 배려를 통해 장애인 공직자가 능력을 발휘하고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하는 포용적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용인시는 현재 2021년 장애인 법정 의무고용비율인 3.4%를 초과한 3.9%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