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관내 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중단에 따른 학부모들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중단이 시가 관련규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은 유치원 5세반 무상급식비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원했고, 3월부터는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무상급식비를 분담하는 대응투자방식을 결정하고 이를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수원, 성남, 안양, 과천 등 19개 지자체는 유치원 무상급식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중단했다.

용인시 교육체육과 관계자는 “올해 2월에서야 도교육청으로부터 대응지원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며 “하지만 준비할 시간도 지원할 규정도 없어 현재 조례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012년 지자체별 무상급식 대응예산 확보’와 관련해 31개 지자체에 통보했고, 6월과 10월에는 각 지자체 관계자가 모여 대응비율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용인시는 지난해 2월부터 도교육청의 무상급식비지원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예산확보를 위해 의회에 상정하는 등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올해 2월에서야 알게됐다는 시 교육체육과 관계자는 다시 말을 바꿔 “지난해 협의 당시 용인시는 유치원 무상급식과 관련해 지원할 계획이 없었다”며 “만일 지난해 의회에 상정했더라도 예산문제로 부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인시의회 추성인 의원은 “지난해 집행부가 상정했다면 복지위원회는 통과시켰을 것”이라고 시와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는 조례는 없지만 유치원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유아교육법’과 ‘경기도학교급식지원조례’에 근거해, 지난해 11월 유치원 무상급식비로 8억69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3월부터 우선 지원을 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조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성남시 체육청소년과 관계자는 “유치원 무상급식비 지원이 시급한 만큼, 지난해 초부터 지원방안을 강구해왔다”며 “현재 법률자문을 받아 조례개정에 앞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고, 도교육청 역시 지자체 조례개정에 앞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용인시 유치원 학부모들은 갑작스런 무상급식비 중단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서민입장에서 지난해까지 잘 받아오던 무상급식지원이 큰 도움이 됐는데 갑자기 지원이 끊겨 황당했다”면서 “조례개정을 준비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데 왜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타 시는 예산을 미리 확보해 급식지원을 하고 있지만 용인은 미리 대책을 세워놓지 않아 그 피해를 학부모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유치원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과 관련해 용인시가 지원할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오는 21일 열리는 정례회에서 조례개정이 확정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올해 안에 유치원 무상급식비가 지원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