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오늘(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세피난처 7차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7차 명단은 예금보험공사와 예보 산하 정리금융공사 출신 임직원 등이다.

이날 공개한 명단은 유근우(예보 퇴직), 진대권(정리금융공사 퇴직), 김기돈(전 정리금융공사 사장), 조정호(예보, 정리금융공사 퇴직), 채후영(예보, 정리금융공사 퇴직), 허용(예보, 정리금융공사 퇴직)씨 등 6명이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여러 차례 예금보험공사에 연락해, 페이퍼 컴퍼니 운용과 관련한 기록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특히 예보가 문제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2000만 달러 가량의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혀 당시의 매각 자산 목록과 자금거래 내역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금 회수 과정이 적절했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예보는 관련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또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명분으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면서 “이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회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령회사 운영 사실은 십년 넘게 베일에 가려진채 감독기관이나 국회에 제대로 보고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뉴스타파는 조세회피 의혹과 관련해 총 180여명의 개인과 기업 명단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신원확인을 위한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입수 자료 180여명 중 약 30명은 이미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해 발표했지만, 나머지 150여명은 이름· 주소 등 일부 정보만 파악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신원을 파악한 인물 10여명에 대한 정보도 공개했다.

먼저 지역 중견 기업인이자 예전 한 경제협회 회장의 두 아들이 포함됐다. 이 형제들은 버진아일랜드에 각각 유령회사를 세웠다.

인터넷 기술 기업인 코스닥업체의 전 K대표는 거론됐다. 이 회사는 최근 자본 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석유수입업체의 L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이 기업은 2011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매출도 업계 수위권에 든다.

이·미용 용품으로 유명한 한 중견 전자업체의 회장 L씨와 임원 L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 회사는 비상장기업으로 임원 L씨는 회사지분을 25%이상 보유하고 있다.

한 국립대의 Y연구교수는 사모아에 세워진 페이퍼컴퍼니의 주주로 등기됐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 중견업체의 H대표,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중견 기업의 L 회장 자녀도 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00위권에 드는 중견 화학기업의 S대표도 명단에 있었다. 과거 다국적 온라인 여행사에 일한 K씨 역시 거론됐으며, 굴지의 해운회사가 직접 세운 페이퍼컴퍼니와 이 회사의 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 역시 나왔다.

한편, 뉴스타파는 ICIJ와 함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크라우드 소싱, 즉 대중들의 지식과 정보를 모아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형태의 시민참여 방식으로 전환해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진아일랜드 등 10개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10만여개의 페이퍼컴퍼니 관련 정보를 세계 모든 사람이 접근해 검색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데이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해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 때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과 기업의 목록,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를 뉴스타파 웹사이트에 게시했다고 전했다.

스타파는 이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된 사람의 정보를 아는 국민은 뉴스타파 홈페이지(http://newstapa.com/590)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이 프로젝트가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