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13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기업인 4명의 명단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번이 6차 공개다.

특히 이 중에는 회사의 부도로 수많은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기업인도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뉴스타파가 공개한 명단은 씨에스윈드 김성권 회장과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갑을오토텍 박효상 대표, SSCP 오정현 대표 등으로 이들 4명의 기업인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총 10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씨에스윈드의 김성권 회장은 지난 2008년 2월 5일 버진아일랜드에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등기이사는 김 회장이었고, 주주는 김 회장과 아들 김창헌씨로 등재돼 있다.

이 회사는 씨에스윈드가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후 한 달 뒤인 2008년 2월 설립됐으며, 페이퍼 컴퍼니 설립 중개인은 골드만삭스 싱가폴 지점이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페이퍼컴퍼니에 대해선 "해외 사업을 하다 보니 그런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투자를 한 회사 쪽 사람이 제안을 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아들이 주주로 등재돼 있는 것도 전혀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은 지난 2003년 9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6년 9월 '제이드 크라운 그룹'과 2007년 10월 '윈 하베스트 컨설턴츠', 다음해인 2008년 4월 '아크랩 플래닝' 등 총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이에 뉴스타파는 “김 회장은 2007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이외에 PTN 자료 확인한 결과,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 2곳과 연결된 UBS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이 김 회장과 그의 배우자 이선희 노블인더스트 대표에게 부여돼 있다”면서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한 수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브랜드는 “페이퍼컴퍼니의 존재는 인정하나 사업상 필요에 의해 설립했을 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또 박재을 갑을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효삽 갑을오토텍, 동국실업 대표 역시 2007년 11월 버진 아일랜드에 '아트 그레이스 트레이딩'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업체 관계자는 오래 전 설립된 것이라며 이미 사용하지 않고 폐기했다고 해명했지만, 업체의 해명과 달리 ICIJ 데이터엔 박 대표가 5년 전에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 대표의 페이퍼 컴퍼니에는 대표적인 차명인 EXECORP LIMITED가 등기이사와 주주로 등장하고, 박 대표는 이 차명 이사와 주주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연 1100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된 오정현 SSCP 대표는 2005년 7월 5일 '오리엔탈 스타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2006년 7월 5일 '달라스 커머셜 리미티드', '탈렌트 벤쳐 캐피탈 리미티드', 2008년 6월 10일 '노스 스타 스트레티직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등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제품 코팅소재,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었던 SSCP는 지난 해 9월 부도를 맞았고, 오 대표는 현재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에 뉴스타파는 “오 대표는 경영권을 계승한 후 페이퍼 컴퍼니를 무더기로 만들었고, 이후 무리한 신규사업 추진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지난 2011년 주력사업이었던 코팅사업부를 다국적 기업에 500억원에 파는 등 자산 매각을 실시했다”면서 “당시 매각대금은 총 1400억원으로 오 전 대표는 이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어, 오 대표는 매각 매각대금 1400억원 중 410억원 가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