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시한 부분의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

용인시 동백동 일원 산지에 유치원을 짓겠다며 개발허가 받은 현직 유치원 원장이 불법으로 산지를 훼손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흥구청에 따르면, 유치원이 들어설 이 부지는 동백동 일원 3필지 2909㎡에 지하 1층, 지상 3층(565㎡) 규모로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가 내준 산지전용허가 면적보다 더 산지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취재진이 3일 현장을 찾아 업체가 구청에 제출한 설계도면과 비교한 결과, 건물과 옹벽 거리가 도면과 달리 훨씬 더 떨어져 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정확한 내용을 파악키 위해 시 산림과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산림과는 다시 업체에 측량을 의뢰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한 면적이 허가 면적에 1/3 이상인 1200㎡나 됐다.

시 산림과 관계자는 “측량업체에 정확한 측량을 의뢰한 결과, 허가면적보다 1200㎡ 산지를 더 훼손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소명자료 검토 후 건축주에 대한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개발허가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시 산림과가 기흥구 건축과에 협의한 <산지전용 협의조건>에 따르면, ‘허가의 목적 또는 조건을 위반하거나 허가 없이 사업계획 또는 사업규모를 변경한 경우, 허가를 취소하기 바란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건축주는 시공사가 저지른 일로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11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건축주는 “시공사가 불법으로 훼손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원상복구 등의 행정 처분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사 감리를 맡은 업체에 대한 행정처벌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말 그대로 시공사에 대한 감리가 소홀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건축법 시행규칙 19조 2에 따르면 ‘공사 감리자는 건축물 및 대지가 관계법령에 적합하도록 공사 시공자 및 건축주를 지도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사 감리업체에 대한 처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이 경우 감리업체도 건축법 제10장에 따른 벌칙에 따라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면서 “시공사가 허가 면적을 초과해 불법으로 산지를 훼손했다면 훼손한 부분 역시 공사현장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감리업체 역시 이를 감독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취재진은 공사 감리를 맡은 T건축사무소 측 담당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사무실 여직원은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