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용인에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유의 골프장에서 특별회원 자격으로 헐값에 골프를 치는 특혜를 누려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단독 보도했다.

10일 한겨레는 “아시아나컨트리클럽 내부 자료 등을 종합한 결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아시아나컨트리클럽의 특별회원으로 골프경비(그린피)의 10%만 내고 골프를 쳐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골프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운영하는 곳으로, 일반 회원권은 3억3000만원에 이른다”면서 “아시아나컨트리클럽은 특별회원을 '클럽 개발에 기여한 자'나 '주주' 가운데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선정하고 있으며, 특별회원은 3억원대의 회원권이 없어도 정회원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골프비용만 보면, 전 전 대통령 부부는 회원권을 가진 일반회원보다 더 큰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아시아나컨트리클럽은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씨의 회원기록란에 각각 '세금만 부과' '세금만(전 대통령 부인)'이라고 별도로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골프업계와 아시아나컨트리클럽의 말을 종합하면, '세금만'이라는 표시는 공식 골프경비는 내지 않고 부가가치세 10%만 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이에 한겨레는 “이 골프장의 그린피는 회원의 경우 평일 기준으로 6만7000원(주말 7만7000원), 비회원의 경우 18만7000원(주말 24만7000원)”이라면서 “회원 기준으로 7000원 안팎, 비회원 기준으로 해도 2만원 안팎의 돈만 내고 골프를 쳐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 전 대통령 부부가 특별회원 자격을 가진 때(입회일)는 지난해 1월1일로 돼 있다”면서 “하지만 전 전 대통령 부부는 2007년 이전부터 특별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골프장 회원권이 통상 5년 단위로 갱신 절차를 거치는데, 2007년과 2012년 전 전대통령 부부의 특별회원 자격이 갱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예우라는 입장이다.

한겨레는 “금호아시아나 관계자가 ‘내부 규정에 따라 전직 대통령 부부는 특별회원으로 세금만 내고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예우하고 있다’”면서 “‘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영삼·노태우 등 다른 전직 대통령들도 명부에 등재돼 있고,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그린피를 할인해주는 것은 골프장 업계의 일반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며 “이에 대해 국내 골프장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그린피 면제 혜택이 있었지만, 지금은 골프장들이 그런 혜택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는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내란·뇌물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을 수 있는 예우를 모두 박탈당했다”면서 “같은 해 12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전 전 대통령 등을 특별사면 됐지만, 예우가 박탈된 데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