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파 화면 캡쳐.

한국탐사보도저널리즘센터 비영리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5차 명단 공개에서 북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시공사 대표와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의 은밀한 행적도 추가로 공개했다.

6일 뉴스타파는 홈페이지를 통해 BVI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1명의 북한인, 그리고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 3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인 문광남 씨는 지난 2004년 BVI에 설립한 '래리바더 솔루션(Larivader Solutions, Inc.)'을 공개됐다. 문씨의 주소는 북한 평양 모란봉 구역 2긴말동으로 기재돼 있었으며, 이 법인은 최소 2009년 10월까지 존속했다고 덧붙였다.

또 '천리마(CHOLLIMA LIMITED)' '조선(Chosun Limited)' '고려텔레콤(Koryo Telecom Limeted)'이란 이름으로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 명단도 발견됐다.

이들 세개의 페이퍼컴퍼니는 임종주와 Wong Yuk Kwan이 공동 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모두 지난 2000~2001년 사이 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뉴스타파는 “페이퍼컴퍼니 이름이 북한식이고 이사진들이 북한 사업에 참여한 흔적이 있어, 북한과 연계된 회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뉴스타파는 이날 전재국 시공사 대표와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관련된 추가 취재 사실도 공개했다.

전재국 대표는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블루 아도니스(전 대표가 BVI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계좌를 만들고, 회계 관리와 행정 업무 등을 위탁한 특별 서비스를 받았다.

뉴스타파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4년 8월 13일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 결의서의 내부 자료에서 찾아냈다. 여기에는 회계 장부와 회의록, 주주 원부, 등기이사 원부 등의 자료를 이 은행에 위탁 보관키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은행이 이런 위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페이퍼 컴퍼니의 서류를 은행에 위탁 보관한다는 것은 관련 서류의 외부 노출을 차단하고, 좀 더 은밀히 페이퍼 컴퍼니와 비밀계좌를 운영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3일 시공사 전재국 대표 관련 4차 공개 내용이 보도된 후,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한국인 직원 2명 중 1명이 그만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는 해외에 도피중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실상 국내에 진출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01년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를 통해 국내에서 외국인기업으로 등록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게임관련 업체 'RNTS MEDIA Co., Ltd'에 대한 지배구조를 완성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RNTS의 자본금은 5백만 유로(75억원) 가량이며 발행주식은 5000만 주다. 최대주주는 지분 33.5%를 갖고 있는 SYSK Limited, 2대 주주는 25% 지분을 보유한 Sapinda Holding B.V.이다.

뉴스타파는 SYSK Limited의 유일한 주주가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로 명시돼 있고, Multi-Luck Investment Limited의 실질 소유주 겸 등기이사는 김 전 사장의 부인 윤석화씨와 10살 된 아들 김모군, 김 전 사장의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테레사 창으로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은 신분을 숨긴 채 페이퍼 컴퍼니 2개를 거치는 방식으로 사실상 국내 업체를 운영하면서, 룩셈부르크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과 관련해 지난달 22일 한국인 245명 1차 명단 공개에 이어, 27일 2차 공개, 30일에는 3차 명단 공개, 이달 3일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 등 총 18명의 한국인 명단을 공개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