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용인시가 보건소에서 임신부에게 나눠준 봉투의 문구가 시대착오적이란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공감하지만 오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인시는 이미 사용 중지했던 물품으로 직원의 실수로 빚어진 일로 해당 물품을 전량 폐기 처분했다고 했다.

1월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수지구보건소는 지난 민선 6기 시절인 2017년 모자보건사업의 일환으로 엽산제·철분제 등 영양제를 필요로 하는 임신부들을 위해 비닐봉투를 제작해 제공했다.

이 비닐봉투 앞면엔 태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조선시대 최초의 태교서인 ‘태교신기’에서 발췌한 문구를 넣어 인쇄했다.

논란이 된 문제의 문구는 ‘임신 과정에 있어 아버지의 정결한 몸과 마음가짐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앞뒤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일부만 발췌해 인용했다. 이렇다 보니, 태교의 중요성보다는 도리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 민선 7기에선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비닐봉투의 재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비닐봉투가 임신부에게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 것.

용인시는 오해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깊은 공감을 느끼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해당 물품을 전량 폐기했다고 했다.

▲ (용인시청 전경)

용인시 관계자는 “문맥의 흐름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다만 태교신기 속에 담긴 문장의 본래 취지와 뜻에 대해선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선 7기는 시민의 감성까지 헤아리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사업에 더욱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13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 보건소 임신부 선물 봉투의 시대착오적 문구’라며 사진 한 장이 올랐다.

사진 속 봉투에는 ‘이사주당의 삶’이란 제목으로 “스승님의 십년 가르치심은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만 못하고,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고 적혀 있다.

관련해 누리꾼들은 여성의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한 조선시대 서적을 인용한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논란이 됐다.

‘태교신기’는 이사주당이 네 자녀 양육 체험을 바탕으로 쓴 태교서로, 마음을 다스리고 먹고 자는 구체적인 태교 실천 방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