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조가 친정부 편향으로 얼룩졌던 지난 3년 동안의 보도와 관련해 양심 고백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7일 특보를 통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란 제목으로 자사 보도에 대해 비판하면서 “부끄럽지만 불가피한 통과의례로 독자 앞에 벌거벗고 겸허하게 다시 서기 위한 것”이라며 “누구도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지난 2010년 초, 국무총리 재직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연합뉴스는 한명숙 공판과 관련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쏟아냈지만 안팎으로부터 ‘불공정 보도’라는 비난이 있었다. 한명숙 대표 변호인단 역시 “연합 기사는 믿을 수 없다"며 "연합 기자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2010년 3월15일, 연합뉴스는 필자의 이름을 넣는 일명 바이라인에 ‘법조팀’이 등장했다.

사정은 이러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여서 공정성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하지만 연합뉴스는 공판 과정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을 데스크가 기사에 넣는가 하면 한명숙 대표를 유죄로 단정한 듯한 기사가 잇달아 내보냈다.

이 때문에 현장 취재기자들은 “왜곡된 기사에 내 이름을 못 넣겠다”며 반발했고, 결국 3월15일 이후부터 한명숙 공판 기사에 '기자 이름'이 명시되지 않고 ‘법조팀’이름으로 보도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는 MB정부 출범 2년이 지난 2010년 8월22일 ‘이명박정부 반환점’이란 슬로건으로 총 15건의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국민의정부 시절(7건)과 참여정부 시절(5건)의 임기 반환점 기사와 비교했을 때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특집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진보10년과 MB정부 2.5년] [도전과 응전의 정치] [공직사회 변화열풍 예고] [파워엘리트 변화] [경제성장 발판 마련] [G20로 국제무대 중심 도약] [4대강 논란 속 순항] [문화격차 해소 주력] [법질서 확립-비리 척결] 등의 제목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노조는 “내용에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분이 적지 않다. 물론 각 기사는 이명박 정부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내용상 균형을 잃어 친 정부적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긴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4대강 개발과 관련해 지난 2009년 9월, 연합뉴스는 ‘닻올린 4대강’ 이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8건을 보도했다.

[한강이 다시 숨쉰다] [수달과 하기 함께 살 남한강] [금강 살려 백제문화도 복원] [금강 맑게해 새만금 살린다] 등의 기사들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는 언론사 기사인지 국토해양부 홍보물 제목인지 분간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이에 대해 “당시 이 특집은 전체 타이틀과 기사의 제목만 봐도 편향의 극치를 달린 기사로 평가 받고,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사업을 장밋빛으로 묘사하는데 치우쳤다”며 “환경 파괴 논란을 일부 전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정부를 선전하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노조의 지적에 대해, 연합뉴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괄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노조의 지적을 겸허하게 듣고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연합뉴스 노조는 현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