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학동 사옥 매각 사태의 위법 책임을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따져 묻고자 한다”

한국기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상원)는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장재구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며 이같이 밝히고 “대주주 자격 없는 장 회장의 비리 무능 경영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회장이 결과적으로 한국일보에 20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면서 “장 회장이 2011년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자 개인 자산을 팔아 200억원을 한국일보에 돌려놓고 본인은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국일보 구성원을 대표해 장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노조 비대위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2002년 한국일보 경영권을 인수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채권단과 약속한 시기에 ‘500억원+200억원 증자’를 이행하지 않았고, 특히 2006년 제2차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한국일보 중학동 사옥 매각과 200억원 추가 증자 등을 약속한 것도 시한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장 회장은 지난 2006년 중학동 사옥을 한일건설에 넘기면서 건물이 완공되면 새 건물 상층부 2000평을 평당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고, 2011년 건물이 완공되면 중학동에 복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재입주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장 회장이 개인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한국일보 자산인 우선매수청구권 또한 포기해 결과적으로 한국일보에 20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날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장 회장이 사과할 것과 200억원을 한국일보에 내놓을 것을 촉구하며 추가 고발 가능성도 분명히 했다.

비대위는 “장 회장의 버티기가 계속될 경우 미스코리아 행사를 비롯해 경영 의혹 전반에 대해 추가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일보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근에는 자사 매각을 추진했으며, 한 기업과 매각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장 회장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자 노조가 장 회장을 고발하며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일보 기자들이 편집국장 경질 등 장재구 회장의 인사를 전면하고 나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는 2일 한국일보 1면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1일 기습적으로 자행된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의 편집국 인사를 거부키로 했다”면서 “편집국장 이하 편집국 전 간부는 이번 인사와 무관하게 기존 체제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이번 인사는 장 회장에게 책임 있는 처신을 요구한 편집국 간부들의 보복이자 검찰 수사를 모면하기 위한 간계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노사가 합의한 '한국일보 편집강령규정' 조차 일방적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노조와 편집국 구성원들은 오늘(2일) 오전 비상총회를 열어 장 회장의 부당 인사 거부를 결의하고, 추가 고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