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업장별로 현행 55세에서 60세로 정년을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공기업을 제외한 근속연수 10년 미만의 중소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는 언론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23일, 오는 2016년부터 사업장별로 순차적으로 정년 60세 보장을 의무화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60세 정년 의무화의 대상을 ▲2016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기업 ▲2017년부터 근로자 300인 미만 모든 사업장 및 국가·지방자치단체로 규정했다.

또한 정년연장제를 도입한 사업장 등의 사업주와 노조는 사업장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라 늘어나는 사업주의 부담을 고려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년 60세 의무화'가 비교적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공기업은 실현가능하지만, 근속연수가 채 10년에도 못 미치는 일반기업에겐 그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실제로 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4일, 지난해 말 기준 10대 대기업그룹의 93개 상장사와 9개 공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9개 공기업의 근속연수는 평균 15.0년인 반면 10대그룹 직원들은 9.36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30세 때 대기업에 입사할 경우 대부분 40세 전후에 퇴직하게 되고, 40세를 넘긴다 해도 40대 후반까지 임원으로 승진을 못한다면 자리를 지키기가 힘들기 때문에 정년 60세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고용이 더 불안해 60세 정년 혜택을 기대하기가 더욱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