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아파트 개발에 따른 초등학교 증축과 관련해 용인교육지원청의 일관성 없는 행정 탓으로 관내 아파트 개발에 잇따라 제동이 걸려 논란이다.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시 주택과는 E시행사가 수지구 상현동 일대 1만9600㎡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1~25층 7개동(45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접수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내줬다.

이에 용인교육청은 현재 승인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급수와 설계도면 상의 옹벽 높이 등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용인교육청의 이 같은 주장은 당초 사업개발이 시작된 지난 2009년 협의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학급수에 대한 산출근거 역시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의구심만 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용인교육지원청은 E건설사가 신청한 아파트 개발사업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분양승인 전까지 교육청과 협의하는 조건으로 학생 수용이 가능하다’고 시에 통보했고, 오히려 용인시가 안전과 학습권 침해, 교통체증 등 주거환경 침해를 우려해 불승인 통보했다.

이후 시행사는 지난해 계획을 변경해 재신청했고, 이에 대해 시와 용인교육청은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8차례에 걸쳐 일반교실 3실 및 특별교실 1실 증축에 협의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시 건축심의위원회는 해당 아파트 입주세대수가 당초 497세대에서 451세대로 줄여야 한다며 시에 통보했고, 시는 이 같은 내용으로 용인교육청에 재협의를 요구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 3월 12일 용인교육청은 기존입장을 바꿔 일반교실을 3실에서 5실로, 더불어 도서실과 조리실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시행사는 교육청의 입장을 받아들여 확약서를 제출해 시는 같은 달 22일 사업계획승인을 내줬다.

하지만, 현재 교육청은 설계도면에 문제가 있음에도 협의 없이 사업계획을 승인해 줬다며 시에 승인 자체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이 때문에 시행사는 아파트 건축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용인교육청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취재진은 세대수가 줄었음에도 학급수가 늘어난 산출근거에 대해 공개를 요청했지만 용인교육청은 이를 거부했으며, 내부 규정에 따랐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용인시교육청 경영지원과 담당 팀장은 “올해 2월부터 새로운 적용기준을 만들어 이에 따라 필요학급수가 늘었다”면서도 “산출방법은 내부 규정상 공개할 수 없으며, 모든 지자체가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의 입장은 달랐다. 도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19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세대수가 줄면, 그에 따라 학급수도 줄어든다”며 “산출근거에 대해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근 성남교육청 관계자 역시 “학급수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산출 방법이 있다”면서 “이를 비공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용인교육청의 주장대로 설계도면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사업계획승인 자체를 취소해 달라는 요구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2009년 용인교육청과 시행사가 협의한 조건에도 ‘분양승인 전까지 교육청과 협의한다’는 내용이 있어, 사업계획승인과는 별개로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업계획이 승인됐더라도 가장 중요한 분양승인 이전의 협의 절차가 남아있고, 용인교육청의 협의 없이는 분양승인될 수 없어, 시행사는 약속한 협의 내용을 반드시 지켜야 분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국토법에 따라 사업승인을 내준 용인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주택과 관계자는 “이미 3월 12일 시행사가 당시 교육청의 요구를 받아 들였다”면서 “이는 용인교육청이 학생수용 여부에 대한 검토를 완료한 것이며, 시행사로부터 이행 확약서까지 받았으면서 이제와 사업계획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학교 증측과 관련해 용인교육지원청과 시행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사업은 이번 사례를 포함해 총 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