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꽃이 피는 3월이 되면 방학동안 고요했던 교정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력 넘치는 새 학기의 진풍경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계속되면서 개학이 5주일 미뤄지게 됐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화돼 한 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어떻게 아이를 돌볼 것 인가?’가 아닐까 싶다.

정부는 긴급돌봄, 온라인 학습 서비스 제공 등 현 상황에 맞춘 다양한 신학기 대응법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현실적으로 ‘자율’이란 이름으로 집에 홀로 남겨진 청소년들이 많다. 이렇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은 그들에게 시간 보내기에 가장 익숙한 방법은 스마트폰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마트폰이 학생들에게도 대중화되면서 학교폭력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자제된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오프라인상에서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요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스포츠 중계 어플 가입에 제공되는 휴대폰 번호와 인증번호로 금액을 입금받는 신종 알바가 용돈벌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계정이나 개인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가 어디에 쓰일지 모를 일이다. 또 보이스피싱, 문자사기 등의 2차 피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협박이나 강요등의 학교폭력 유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화번호를 강요받는 학생들은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선배가 부탁을 거절했다가 오프라인상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피해가 우려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인터넷 중고사이트를 통해서도 이뤄진다. ‘PC방 폐업에 따른 컴퓨터 무료나눔’이란 제목으로 중복참여 방지를 위한 인증번호 요구조건으로 무료 PC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개인 연락처를 수집하고 있다. 이에 현혹된 청소년들의 피해 가능성이 크다.

하루 종일 국내 주요 뉴스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관련된 보도와 온 국민이 일상을 뒤로 한 채 예방을 위한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학교를 뒤로 하고 집에 홀로 남겨진 청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더욱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 용인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김진우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