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온의 숲 유골안치실 평온마루 전경.

용인평온의 숲 운영과 관련된 조례가 형평성에 어긋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처인구 이동면 일원에 문을 연 용인평온의 숲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장례시설이 없었던 지역주민들에게 장례와 화장, 봉안, 자연장지 등의 시설을 갖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유골안치 대상 기준 조례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용인시 장사시설의 설치 및 관리 조례 제13조 4항에 따르면 ‘관내․외 개장유골의 경우 분묘소재지를 기준으로 사용료 및 관리비 등을 관내와 관외로 구분해 차등하여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렇다 보니, 2012년 12월 이전에 돌아가신 유족들이 조례가 불합리하다며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평온의 숲 개장 이전 당시, 관내 주민이 사망해 유족이 인근 수원이나 성남 등 타지역에 모셨던 경우, 개장 이후 다시 망자(亡者)를 용인으로 모셔오려 해도 조례가 관외요금을 적용하게 돼 있어, 관내 요금의 3배 가까운 130여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용인에 거주하는 A씨는 21일 용인시 홈페이지를 통해 “6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평온의 숲 개장 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지역에 유골을 안치했다”면서 “이후 평온의 숲이 개장해 유골을 옮기려고 했지만 관외요금을 부과해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용인시민을 위한 조례로 개정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다시 말해, 용인시민 누구나 같은 혜택을 적용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용인시는 조례개정이 적절치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

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평온의 숲 개장일 이전 용인시 관내 거주 사망자의 유골을 관내요금으로 소급 적용시켜줄 경우, 수십년 전 봉안∙개장유골까지 전부 관내요금을 적용해야 된다”면서 “안정적 운영을 위해 조례개정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개장이전 유골을 타 지역 시설에 안치시킨 유족들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한꺼번에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조례를 개정할 예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주장은 용인시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자는 근본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으로 시민 위주가 아닌, 시설 위주의 운영이라는 지적이다.

기흥구의 한 시민은 “평온의 숲 개장 전에 죽은 사람도 용인시민 아니냐”면서 “죽는 것도 때에 맞춰 죽어야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평온의 숲이 누구를 위한 시설인지 모르겠다”며 “시민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조례가 하루 빨리 개정돼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용인시의회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산업위원회 소속 박남숙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이 아닌 시설을 위주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설립목적에 맞게 용인시민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취재가 계속되자 관련 조례 제정에 참여했던 당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문제를 인정했다.

도시공사 기획지원팀 조승구 팀장은 “관내요금과 관련해 형평성에 대한 민원이 많았다”면서 “용인이 장사시설을 처음 운영하다보니, 조례가 다소 미흡한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