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업계의 독과점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정유사 주유소간 전량판매계약인 일명 '노예계약'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카드 대신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에 불공정계약을 바로 잡아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SK에너지와 S-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사에 대해 주유소와의 전량구매계약 불공정 조사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전량판매 조건이 완화되면 정유사의 가격 경쟁과 함께 주유소 역시 마진의 일정 부분을 낮춤으로써 50원에서 많게는 100원 정도의 기름값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량판매란 정유소가 주유소에 제품 전량을 자사로부터 공급받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면 주유소를 상대로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일종의 정유사와 주유소의 ‘노예계약’이다.

이 계약이 완화되면 주유소 입장에서는 ‘혼합판매’ 표기만 하면 보다 가격이 싼 정유소를 선택할 수 있고 정유소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해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정부는 치솟는 고유가 대책으로 유류세 인하 대신에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일선 주유소에서 아무 회사 기름이나 섞어 팔 수 있도록 한 주유소 혼합판매를 통해 유가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으로 전량구매계약 완화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의 혼합판매로 인해 자사 석유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소재를 놓고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정부는 치솟는 기름값을 잡는다며 현재 전국에 369곳의 알뜰주유소를 이번 달까지 43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해 기름값이 더 오를 경우 싼 가격에 알뜰주유소에 공급해 기름값 인상을 억제하기로 했다.

또 알뜰 주유소의 운영자금 지원과 신청자격을 완화하는 등의 기름값 추가 안정화 종합대책을 이번 달까지 마련하기로 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알뜰주유소의 효과가 크지 않는데다 최근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대 고공행진을 올라서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