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현직 기자가 용인시로부터 예산을 받는 감시의 대상인 용인시체육회 이사로 활동해 적절성 논란이다.

내년부터 관련법 시행에 따라 용인시체육회장이 현 용인시장에서 선거를 통해 민선으로 바뀐다. 때문에 내년 1월13일 치러지는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12월26일 한 후보도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후보자가 참석 내빈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A씨를 호명하면서 용인시체육회 이사로 소개했다.

A씨는 홍보이사로 있는 또 다른 체육단체의 추천으로 올해 초부터 용인시체육회 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역매체인 용인뉴스 소속 현직 기자다.

용인시체육회 이사는 체육회를 운영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용인시체육회 이사는 모두 70명으로 이들은 용인시체육회의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내부규정 제정·개정, 사무국장 임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감시와 잘못에 대해 비판해야 할 기자가 용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시체육회의 운영에 관여하는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는 내년 시체육회에 9억2000만원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체육회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적절성 문제가 제기된 만큼 시체육회 내에 변호사와 체육전문가로 구성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8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대형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업체가 점용허가를 받은 뒤, 옹벽을 쌓고 불법 성토(노란선안)한 현장.

A씨의 적절성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현재 한 물류그룹 산하 업체에서 월급을 받는 기획이사로도 있다. 지난 8월의 일이다. 불법 매립으로 문제가 되고 있던 대형 물류센터와 관련해 A씨가 물류센터 관련 ‘후속보도 자제’를 요구해 왔다.

당시 우리는 A씨에게 ‘기자가 겸직하는 업체를 위해 일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그는 “내가 업체에서 일한지 7년 됐다. 내가 여기서 월급 받는 게 뭐가 문제 되느냐, 같은 기자로서 까놓고 기사가 나가지 않게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기자’라는 말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다.

현행법과 사회통념상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자란 직업은 엄격한 직업윤리를 갖는다. 때문에 ‘배고픈 소크라테스’라 불리는 많은 언론인은 엄격한 규제조항이 담긴 윤리강령에 따른다. 도덕성도 가져야한다.

현직 기자가 자기 일 외에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해 국내에선 논란이 많다. 해외에선 아예 금기시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해가 상충될 때는 더욱 그렇다. 기자의 사적인 관계를 통한 어떤 행위, 혹은 객관성 유지, 나아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