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청 전경)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용인시의 생활폐기물 수거방식과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용인시가 이번엔 수거방식을 바꾸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는 근거없는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용인시의 이러한 협박성 발언은 내년도 예산을 심사하는 위원들에게 한 말이어서 그 심각성이 매우 중하다. 자칫 용인시의회를 위축시키고 그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12월13일 시 환경위생사업소를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이미진 시의원(민주당)은 용인시의 생활폐기물(쓰레기) 처리방식과 관련, 지난해 시정질문 당시 ‘용역결과’대로 시행하겠다고 했으면서도 현 수거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따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정진교 환경위생사업소장은 “용역 결과대로하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고 예산도 늘어난다. 어떻게 추진하겠느냐”고 답한 것.

▲ 13일, 용인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결산위원회 이미진 의원(맨 왼쪽)이 생활폐기물 수거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진교 환경위생사업소장(가운데)은 수거방식 변경 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중요한 발언이 나왔다. 용인시가 지금까지 주장을 스스로 뒤엎는 말을 했기 때문.

같은 당 윤원균 시의원은 “수거방식을 바꾸면 10% 쓰레기(소각량)가 늘어난다고 했다. 그 근거로 용인시의 자체 데이터가 아닌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들었다. 예산도 늘어난다고 했다. 맞느냐”고 하자 정진교 소장은 “맞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수거방식이 바뀌면 10% 쓰레기(소각량)가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 소장은 “수거방식을 바꾸면 한꺼번에 치워야 하는데 수거차량이 각기 다르다보니, 재활용쓰레기가 일반쓰레기 수거차량에 섞여 소각되는 문제가 생겨 10% 소각량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곧바로 지적이 이어졌다. 용인시가 ‘통합수거’ 체계로 했을 당시 소각량의 늘어나는 문제에 대한 원인을 조사를 해 봤냐는 것.

참고로 용어가 생소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설명하자면 현재 용인시는 ‘광역수거’를 하고 있고, 용역결과는 이 ‘광역수거’보다 ‘통합수거’가 더 좋다고 했다.

윤원균 시의원은 “그렇다면 과거 ‘통합수거’로 운영할 당시 쓰레기 소각량을 줄일 수 있는 계획이나, 이를 위한 용역을 의뢰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진교 소장이 “당시 일은 잘 모른다”고하자 윤 의원은 “용인시가 소각량이 10% 늘어나 수거방식을 바꿀 수 없다고 하면서도, 10% 소각량 감소를 위한 계획이나 용역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윤원균 예결위원장이 쓰레기 수거방식 변경 시 (쓰레기)소각량 증가 근거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정 소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곧바로 최성구 시 도시청결과장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최 과장의 말이 중요하고 놀라웠다. 이번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데, 현재 용인시가 쓰레기 소각량 감소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는 것. 소각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최성구 과장은 “(공공부문 쓰레기) 저감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거방식과는 상관없이 쓰레기 소각량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또 경기도도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고 쓰레기 발생도 억제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도 했다.

심지어 최 과장은 “쓰레기를 줄이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홍보나 교육·지도 등을 실시한다면, 쓰레기 증가는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발언은 윤 의원의 지적을 피하려다 수거방식이 바뀌면 ‘소각량 증가’나 ‘쓰레기 대란’ 등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용인시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우리는 수거방식과 쓰레기 소각량 증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소각량 증가는 주거형태와 쓰레기 수거업체의 업무방식, 시민의식 등 각 자치단체마다 처한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해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용인시 쓰레기 처리 문제를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단순비교가 아닌, 용인시의 현 상황을 검증한 근거와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다.

용인시의 내년도 생활폐기물 관련 민간위탁금은 총 499억8900여만원이다.

재활용과 대형폐기물 처리 예산을 올해 126억6000여만원에서 28억원 가량이 증가한 155억7800여만원을 편성됐다. 일반(음식)폐기물은 올해 275억8000여만원에서 14억원 가량 늘어난 289억9000여만원의 예산이 세워졌다.

이에 따라, 예산 수립에 앞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청회 등 보다 효율적인 쓰레기 수거방식 수립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용인시의회 예결위는 오는 16일 시가 편성한 내년도 쓰레기 처리 예산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