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생활폐기물 수거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자 11월20일 이례적으로 언론사를 상대로 브리핑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의혹만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는 브리핑에서 장비와 기반시설 부족 탓에 현 생활폐기물 수거방식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장비와 기반시설 부족은 수거방식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시는 생활폐기물의 효율적인 수거방식과 적절한 수집·운반비용 산정을 위해 지난 1월 한국경제행정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고, 10월 그 결과가 나왔다.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현재 일반·음식폐기물은 1개 수거조가 3명인 반면, 재활용품과 대형폐기물은 1.3~1.4명이다. 이는 3명을 1개조로 하라고 권고한 환경부나 용역 결과와 달리 용인시의 재활용과 대형폐기물의 현재 수거조 인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에 용역 결과는 용인시의 현 ‘혼합형’ 수거방식을 ‘통합수거’(지역전담제)로 바꾸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20일 언론브리핑에서 현행 수거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거방식이 바뀌면 장비(차량)와 기반시설(소각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다.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 11월20일, 정진교 소장이 장비와 기반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현행체계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진교 용인시 환경위생사업소장은 “통합수거 방식으로 바꾸면 각 업체마다 수거차량을 늘려야 하고, 소각장 등의 기반시설도 부족해 통합수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이 사실인지 취재진이 검증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전체 수거차량 128.1대에서 135.3대로 7.2대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거리와 쓰레기량을 기준으로 산출해 소수점 결과가 나왔다.)

이 말은 현행 ‘혼합형’이나 ‘통합’ 수거방식과 상관없이 현재 운영되는 수거차량이 7.2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마치 수거방식을 바꾸면 차량이 늘어날 것처럼 용인시가 엉뚱한 해석을 한 것이다.

용인시도 이러한 잘못을 인정했다.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 도시청결과 관계자는 “수거차량이 늘어난다는 용역 결과는 수거방식과는 무관하다”며 “내년에 발생되는 쓰레기량을 예상해 지역 전체에 필요한 수거차량 대수를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또 있다. 용인시는 소각시설 부족도 꼽았다. 확인 결과 이 역시 검증없이 임의대로 해석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소각시설 부족’을 뒤집어 말하면 쓰레기(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데이터가 없었다.

취재진은 용인시에 생활폐기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데이터를 요청했다.

시 도시청결과 관계자는 “소각량이 늘어나는지 분석한 자료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데이터 없이 추정에 의한 것인지를 계속 묻자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데이터도 없이 임의대로 판단했다고 인정한 셈이다.

용인시는 지금도 소각시설 노후화와 쓰레기 발생량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용인시가 사실상 자체 검증도 없이 마치 수거방식이 쓰레기 발생량, 그리고 소각시설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잘못된 정보가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왜곡된 정보와 검증없이 현 수거방식을 고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의혹과 논란만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