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영방송인 KBS와 MBC 노조가 한 목소리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뭘까?

노조는 사장 퇴진이 공영방송 정상화의 선결 조건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취임 전부터 ‘낙하산’이란 오명과 취임 이후에도 ‘공정보도’ 논란으로 인해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KBS 김인규 사장은 뉘귀?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 특보 출신으로 2009년 11월에 3년 임기로 KBS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당시 ‘탕평·능력 위주의 인사’ ‘정치·경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수신료 인상’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취임 초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시사기획 쌈’을 손질하기 시작했고 방송개혁의 첫 번째가 ‘PD 개혁’이라며 ‘추적60분’을 시사교양에서 보도본부로 이관하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KBS의 얼굴인 9시 뉴스는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 보다 4대강, 천안함, G20 등 정부의 홍보방송 으로 전락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다.

‘탕평·능력 위주의 인사’를 펼치겠다던 약속은 제대로 이뤄졌을까?

지난해 9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인규 사장의 인사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96%가 약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인사 실패의 원인으로는 72%가 ‘측근·보은 인사’를 꼽았고. 고대영, 박갑진 등 논란이 있는 인물들은 요직에 기용되는 등 김 사장에 반기를 든 인사들은 한직으로 쫓겨나거나 중징계를 받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새노조는 부당징계 및 인사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내달 6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경고했지만 김인규 사장은 노조의 퇴진 요구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KBS 측은 이미 “불법파업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

이제 김인규 사장이 해야 할 일은 수신료 인상. KBS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이 4월 총선이 끝난 뒤 18대 마지막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며 김 사장의 임기는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MBC 김재철 사장은 뉘귀?

지난 2010년 2월, 쫓겨나다시피 MBC를 떠난 엄기영 전 사장의 뒤를 이어 김재철 사장이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부터 ‘낙하산 논란’을 일축하며 ‘공정방송을 하지 못하면 나를 한강에 매달아 버리라’고 자신했던 그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왔다. 보도는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PD수첩’ 손보기와 ‘후 플러스’ 간판 내리기 등 시사프로그램들이 수난을 겪었다.

조직개편이란 명분으로 솎아내기 인사 과정도 KBS와 아주 흡사했다. 김재철 사장은 PD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관하고 기자를 시사교양국장에, PD를 보도제작국장에 임명하는 등 일반적인 통념을 깼다.

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은 해고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해 7월 ‘사표 소동’이 대표적인 사례. 김 사장은 당시 사표를 던지는 초강수로 지지부진하던 창원·진주MBC 통폐합을 완료해 방송문화진흥회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고 지난 2010년에는 39일간 노조 파업에도 김 사장은 무대응 전략으로 노조가 백기를 들게 했다. 이번 파업에도 김 사장은 여전히 정면 돌파를 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최근 공개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의혹에 대한 MBC 측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