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의 기자회견에 대해 지역언론사에 배포한 '보도 자제 요청 공문 내용'을 놓고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용인 수지구에서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종희 예비후보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S수신료 인상을 위해 야당 대표실을 도청한 파렴치중의 파렴치한 사건’이라는 글을 올렸고, 이 같은 내용이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이라며 20일 고소장이 접수됐다”면서 “조사받아야 할 대상은 도청의혹을 사고 있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며, 이러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어 “중대범죄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총선에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총선 후보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 같은 김종희 후보자 기자회견에 대해 한선교 의원이 같은 날 지역언론사에 ‘언론 보도 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이 공문에는 “금일(23일) 민주통합당 김종희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은 지난해 경찰과 검찰에서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이라면서 “팩트가 아닌 내용으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혼동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기사를 게재할 경우 부득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돼 있다.

실제로 Y사이드저널은 23일 한 의원측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지난해 경찰과 검찰에서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이라며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기사를 내보낼 경우 해당언론사를 상대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보도했다.

전국언론노조는 한 의원의 이 같은 공문에 대해  24일 성명서를 내고 “한 의원의 이번 보도 자제 요청은 사실상 보도를 하지 말라는 협박성 공문”이라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경악스런 행태이며 언론에 대한 명백한 보도 통제 압력이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노조는 “도청 의혹에 이어 공공연히 언론 탄압을 일삼고 있는 한 의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며 다시는 국회에 발을 못 붙이도록 심판하는 투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 의원이 배포한 공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공문을 보면, 첫 머리에 큰 글씨로 ‘대한민국 국회’라고 적어놓고, 문서번호도 마치 국회가 보내는 것처럼 해 놓았다"며 "그러나 확인 결과, 이 공문은 국회가 보낸 공식 공문이 아니었고 한선교 의원 측이 현역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국회의 권위와 명의를 도용해서 언론사들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명백한 공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선교 의원이 언론사에 배포한 공문 내용이다.

                대한민국 국회

발신번호 : 국회 2012-02-03

발 신 일 : 2012년 2월 23일

수 신 : 각 언론사

참 조 :

제 목 : 언론 보도 협조 요청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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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 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상기제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알려드리오니 협조부탁드립니다.

                                                                                 - 다 음 -

  ○ 금일(23일) 민주통합당 김종희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은 지난해 경찰과 검찰에서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입니다.

  ○ 팩트가 아닌 내용으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혼동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기사를 게재할 경우 부득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선거가 임박한 시기여서 언론사에 부담을 드리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끝.